2025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시작된 날은 1월 1일이었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할 1월 20일은 새 시대(New Era)가 시작되는 날이라고 말해질 정도로 2025년은 세계정치에 큰 변동이 일어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격변하게 될 2025년 세계정치의 핵심축은 미·중 패권 전쟁의 본격적 개시다. 이미 작금의 세계정치는 제2의 냉전시대라고 불렸지만 바이든 시대의 냉전은 미·중 관계라기보다는 오히려 미·러 관계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미국 공화당은 미국 경제력의 7%에도 미달하는 러시아를 적으로 돌리는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비정상적인 것이라며 비난했다. 미국은 당연히 자국 경제력의 66%에 도달한 중국을 제1의 도전자로 간주하는 외교안보정책을 전개해야 했다. 트럼프의 공화당과 현실주의적 국제정치 분석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돈에 의해 매수되었기 때문에 주적도 구분하지 못하는 외교적 실패를 저질렀다고 본다.
2024년은 전 세계적으로 70개국 이상에서 큰 선거가 있었던 해로 40억 명의 각국 국민들이 투표장에 나갔다. 70개국의 선거 결과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기성 권력의 몰락과 세계정치의 우경화'라고 말할 수 있다. 여러 나라 국민들은 트럼프가 즐겨 사용했던 'You are Fired!(너는 해고야!)' 구호처럼 기성 정치인들을 쫓아냈다.
작년에 행해진 수많은 대선 중에서 2025년을 규정 지을 수 있는 두 개의 중요한 대선은 1월 13일에 있었던 대만 총통 선거와 11월 5일에 있었던 미국 대통령 선거였다. 두 선거는 모두 세계 패권을 향해 도전하는 중국 시진핑의 꿈에 치명적인 반격이 아닐 수 없었으며 두 선거가 가져올 효과는 2025년 벽두부터 나타나게 될 것이다.
대만 국민들은 중국으로부터 분리되어 독립국이 될 것을 소망하는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를 총통으로 선출했고, 미국 국민들은 중국의 제압을 기본 내용으로 삼고 있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구호를 들고나온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다시 선출했다. MAGA 독트린의 핵심축은 미국의 산업 능력을 다시 회복시킴으로써 미국의 중산층을 강화시키는 것인데 트럼프와 그의 팀은 MAGA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반칙적 행동을 제압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믿고 이를 행동에 옮길 것이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기 훨씬 전인 2011년 간행되었던 '미국이 터프(tough)해져야 할 때'라는 책에서 '중국은 미국의 적(China is our Enemy)'이라고 노골적으로 주장했었으며 대통령이 된 후에도 그 같은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민주당 대통령들인 오바마와 바이든이 기껏해야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라고 말하며 경계했던 것과는 본질이 다른 미국의 대중국 정책이 곧 개시될 것이다.
트럼프는 입버릇처럼 모든 중국 상품에 대해 60% 관세를 붙여야 한다고 말하며 2022년 기준, 하루에 200명 이상의 미국인들을 마약중독으로 인해 죽게 만드는 중국산 펜타닐이 미국에 유입되는 한 추가 관세를 10% 더 붙일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트럼프가 캐나다의 대미국 수출 상품에도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협박 역시 중국산 펜타닐이 캐나다를 통해서 미국으로 유입된다는 게 이유다.
트럼프가 파나마에 파나마 운하의 반환을 요구하는 것도, 덴마크 정부에 세계에서 제일 큰 섬인 그린란드 섬을 미국에 팔라고 위협하고 윽박지르는 것도 모두 중국 때문이다. 트럼프는 파나마 정치가 중국의 지배하에 놓여 있으며 중국 팽창주의의 촉수가 그린란드에도 뻗치고 있다고 본다.
2008년 가을 미국의 월스트리트가 붕괴되었을 때 세계인 다수는 적어도 30년 후 중국이 미국을 대체하는 패권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에드워드 럿왁(Edward N. Luttwak) 같은 전설적인 전략 이론가는 역사상 어느 패권국도 평화적으로 자신의 지위를 도전자에게 물려준 적이 없다는 사실을 말하며 미국이 중국에 패권적 지위를 평화적으로 양보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중국을 사전에 '경제적'으로 박살냄으로써 차후에 있을지도 모를 군사력을 통한 미·중 전쟁을 피하려 한다. 2025년의 시작과 더불어 그 일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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