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음모론과 팩트…MBC·광주일보·주식·이재명·中드론 [석민의News픽]

◆ 음모론 Vs.팩트…전남 무안공항 제주항공기 참사, 쏟아지는 '이상한 일들' '사실' 주목
◆ MBC '탄핵 관련: 817' 방송 노출?…北 대남공작지침 817, 中 자폭드론 모델명 817
◆ 수상한 제주항공 주식, 사고 예견 광주일보?…국민을 향해 쏴라! 이재명 SNS 의미는?

MBC 무안공항 항공기 참사 속보 방송 중에 등장한
MBC 무안공항 항공기 참사 속보 방송 중에 등장한 '탄핵 관련: 817' 이미지. 인터넷 캡쳐

음모론(陰謀論)은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사건 등의 원인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할 때, 배후에 거대한 권력조직이나 비밀스런 단체가 있다고 해석하는 것을 말합니다. 반면 팩트(사실, Fact)는 '있는 그대로의 것'을 뜻합니다.

그럴 듯한 상상과 추측으로 주장을 강하게 하다보면 음모론에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팩트 역시 분석과 해석에 따라 다른 설명이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팩트는 진실로 가는 첫걸음입니다.

전남 무안공항 항공기 참사를 전후해 벌어진 일들(팩트, 사실)에서 기괴한 조합이 짜맞추어지는 듯한 무서운 기분을 느낍니다. 음모론이 아닙니다. 팩트를 쫓아가보니 그 같은 합리적 의심이 생겨난다는 말씀입니다.

이번에도 논란의 중심에 MBC가 있습니다. 실수였는지 아니면 무언가를 의도하고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MBC는 지난달 29일 '무안국제공항 사고' 뉴스특보를 진행하던 중 갑자기 '광복·NVIDIA·애플, 카카오, 우원식, 한동훈, 탄핵 관련: 817' 등의 문구를 순간적으로 내보냈습니다.

어안이 벙벙해지는 것은 "817 지령이 뭐야"라는 질문에 AI(인공지능) 챗GPT가 내놓은 답변입니다. 챗GPT는 "1987년 8월 17일 북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제시한 정책으로, 주로 대남 공작 관련 지침을 담고 있다…북한의 대남 공작 조직인 문화교류국이 사용하는 용어로…지령을 받은 민주노총 전 조직쟁의국장 석모 씨는 북한과 102회에 걸쳐 지령문과 보고문을 주고 받으며 간첩 활동을 수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고 했습니다.

또 있습니다. 무안공항 참사가 벌어진 인근 무안골프장 골프텔 번지수가 바로 '도대리 817' 입니다. 바로 앞 무안공항의 도로는 '815 도로'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MBC가 잠깐 비춘 '광복'이라는 문구가 떠오릅니다.

지난달 29일 오전 9시 7분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흙더미로 덮혀져 있던 로컬라이저 고정용 콘크리트 덩어리와 충돌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전 9시 7분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흙더미로 덮혀져 있던 로컬라이저 고정용 콘크리트 덩어리와 충돌했다. 연합뉴스

MBC가 첫 보도한 '사고 비행기의 동체 착륙과 폭발 전 과정' 영상 역시 촬영 위치와 화면 전체가 평범한 일반 시민이 갑자기 놀라 순간적으로 찍었다고 보기에는 너무 훌륭했습니다.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영상이 놀랍도록 잘 찍혔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참사 원인 중 하나로 버드 스트라이커(새떼 충돌)가 지목되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중국산 소형 자폭 무인기 모델명이 CH-817입니다. 우연도 이쯤되면 MBC는 자신들이 만든 '탄핵 관련: 817'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었는 지 분명하고 소상하게 밝히는 것이 언론사로서 최소한의 도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참사 이틀 전인 27일 낮 12시 58분 주식시장에서는 제주항공 1만3천917주가 매도되며 순간적으로 8천260원이었던 주가가 7천800원으로 급락했습니다. '수상한 거래' 이후 2~3분 만에 주가는 바로 정상흐름을 회복했습니다. 대량의 주식을 급매한 바로 이 자(者)는 제주항공에 뭔가 좋은 않은 일이 조만간 발생할 것을 미리 알았다'는 합리적 해석이 가능합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광주일보는 참사 일주일 전인 지난달 22일 오전 7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고 비행기 기종'이라는 인터넷 기사를 내보냈다가 삭제한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 기사에는 29일 사고 기종이 정확히 '예고' 되어 있었습니다. 해명이 반드시 필요해 보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참사 1시간쯤 뒤 SNS에 '내일을 향해 쏴라! -부치 & 선댄스' '국민을 향해 쏴라! -윤 & 한'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거센 비난을 받고 내렸습니다.

그런데 '이 대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로 꼽히는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유동규 씨는 참사 이틀 전 유튜브 '유동규TV'에서 "이재명은 뭐든지 한다. 조만간 테러가 일어날 수 있다. 우리의 블랙요원, 특수요원들에게 범행을 덮어씌워 윤석열 정부를 공격할 것이다. 사건이 터지면 반드시 내가 한 말을 기억해달라. 그래야 음모를 막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항공기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아픔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음모론(陰謀論)의 확산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팩트 체크'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불필요한 오해를 사는 기관과 사람들은 국민들에게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설명·해명을 할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나 이상하고 기괴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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