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저비용항공사(LCC) 안전 불감증 '심각'…정비사·안전감독관 절대 부족

국토교통부, 지난 2016년 항공기 1대당 12명 정비사 인력 확보 권고
2023년 12월 기준 티웨이항공, 항공기 대당 정비사 수 11.5명 불과
커지는 LCC 불안감…국토교통부 관리·감독 강화해야

2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현장에서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들이 기체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현장에서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들이 기체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상당수의 항공기 정비인력이 국토교통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항공안전감독관 한 사람이 맡은 항공기 수도 미국과 프랑스 등 주요 국가의 몇배에 달하는 등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권고 기준조차 맞추지 못하는 등 '안전 불감증'이 업계 전반에 퍼져있는 모양새다.

2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 등 LCC 5곳 중에서 국토부가 권고한 '항공기 1대당 정비사 최소 12명' 요건을 충족한 곳은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유일했다. 대구에 본사를 둔 티웨이항공은 한 차례도 기준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2016년 4월 '저비용항공사 안전강화대책' 일환으로 항공기 1대당 12명의 정비사 인력을 확보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제주항공은 2019년 12.04명을 기록하며 처음 12명을 넘겼지만 이후 계속해서 요건에 미달했다. 이스타항공은 2021년에 56.50명, 2023년 16.70명으로 국토부 기준을 채운 게 전부였다. LCC 5곳이 8년간 국토부 기준을 만족시킨 경우는 세차례에 불과했던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침체기에서 벗어나 여행 수요를 회복한 2023년만 봐도 LCC 전반의 항공기 한 대당 정비 인력수가 부족한 실정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2023 항공안전백서'에 따르면 제주항공·티웨이·진에어 등 국내 LCC 10사의 정비사는 모두 1천601명으로 이는 대형항공사의 3분의 1 수준인 37.7%에 불과했다. 이를 각 사의 항공기 보유 대수로 나눠보면 대형항공사들은 대당 16명~18명 수준의 정비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LCC는 10.6명에 그쳤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2023년 말 기준 총 30대의 항공기를 보유했는데 정비사는 345명으로 대당 정비사 수가 11.5명에 그쳤다. 대형항공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루 평균 운항 편수가 많은 LCC의 경우 정비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해야 하는 데도 국토부 권고 기준조차 맞추지 못했다.

이에 대해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지금은 항공기 한 대당 정비사를 13명을 보유해 국토부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며 "랜딩기어 및 유압계통 등 전 항공기 전수 점검 실시하고 있고 항공기는 예방정비, 계획 정비 등으로 철저하게 정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항공안전감독관 인력 역시 항공산업 선진국에 비해 한참 못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안전감독관은 1997년 대한항공 여객기의 괌 추락사고를 계기로 1999년 도입됐다. 국토부 소속 감독관들은 일일 점검, 수시점검 형태로 항공사들의 조종, 정비, 운항관리, 항공기 안전성 등을 살피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용갑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국토교통부 산하 각 지방항공청에 배치된 항공안전감독관은 총 30명이다.

이들이 안전을 점검하고 있는 국적 항공사 9곳들의 항공기는 411대로 감독관 1명당 항공기 14대 꼴로 담당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프랑스는 1명당 2대의 항공기를 관리감독하고 있다. ICAO는 항공기 1명당 3.3대의 감독 인력을 적정 인원으로 보고 있다. 항공기 대비 국내 항공안전감독관 수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권고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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