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2차 변론준비기일에서 '내란죄 철회'가 화두가 된 가운데 주진우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재판과의 연결고리를 주장했다.
▶이날 심리에서 국회 대리인단은 탄핵심판이 헌법재판인 점을 고려, 형법상 내란죄 위반 소지가 있다는 부분을 철회키로 했다. 형법상 위반 여부를 따지지 않고 헌법 위반에 한정해 판단을 받겠다는 취지인 것.
국회 대리인단은 이게 재판부 권유에 따라 철회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앞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6당이 지난해 12월 14일 국회에서 가결한 윤석열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형법상 내란죄에 해당한다는 내용이 담긴 바 있다.
▶이에 양측 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윤석열 대통령 측은 탄핵소추안에 기재된 내란죄 주장을 철회하려면 거슬러 올라가 똑같이 국회 의결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 측은 "청구인 측에서 필요하면 넣었다가, 뺐다가 하는 느낌이 든다"면서 "정상적 적법 절차에 맞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국회에서)탄핵소추안이 통과될 때까지는 '내란죄'처럼 선동적인 형법 죄목을 내세우다가, 탄핵심판이 시작되자 극히 추상적인 헌법으로 재구성하는 건 '소추권 남용' 같은 극심한 혼란을 낳는다"고도 지적했다.
그러자 국회 대리인단은 "내란죄가 아니라는 것이 아니다. 내란죄에 대한 유무죄 판단은 형사 법정에서 진행될 예정이고, 거기서 입증될 것이다. 여기는 헌법재판소고, 탄핵심판 절차는 헌법 재판이다. 따라서 그 절차에 맞춰 헌법위반 사실을 입증하고 다툴 것이라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이를 두고 주진우 의원은 이날 오후 6시 11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더불어민주당과 헌법재판소의 짬짜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놀라운 소식이다. 적법절차 논란이 가중되는 것은 불가피해졌다"면서 "온갖 이유를 들어 '무더기 탄핵'을 남발하던 민주당이 왜 내란죄를 탄핵 사유에서 제외했을까?"라고 질문, "답은 뻔하다. 내란죄는 증인들에 대한 반대신문권 보장 때문에 재판에 시간이 걸린다. 내란죄를 빼고 나머지만으로 최대한 빨리 탄핵함으로써,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를 피해 보려는 것이다. 명백한 꼼수"라고 주장했다.
즉, 이번 탄핵심판에서 가장 '무거운' 요소일 수 있는 내란죄를 빼면 탄핵심판 일정에 속도가 붙고, 이에 이재명 대표의 여러 재판 유죄 선고가 나오기 전에 조기대선을 치르려 한다는 얘기다.
이어 주진우 의원은 "재판부가 권유했다는 부분이 너무 황당하다"면서 "내란죄는 탄핵 사유의 핵심이었음에도, 재판부가 직접 철회를 권유했다는 것은 '탄핵 인용'이라는 예단을 내비친 것으로 읽힌다"고 비판했다.
그는 "재판부가 나서서 탄핵 사유를 철회시켜놓고 나중에 탄핵을 기각한다면, 국회가 승복할 수 있겠는가"라며 "헌법재판소가 민주당과 '탄핵을 빨리 인용해 줄테니, 탄핵 사유를 줄이라'는 짬짜미를 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민주당 꼼수를 도와주는 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핵심 탄핵 사유가 철회됐다면, 국회의 새로운 결의가 필요하다는 헌법상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이날 심리 때 윤석열 대통령 측이 제기한 문제도 재차 언급했다.
그는 "탄핵에 찬성한 의원들은 '탄핵소추서'에 나온 내용을 모두 합쳐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이다. 탄핵 사유 중 일부만 적시됐다면 '부결표'를 던졌을 의원도 (추가로)있을 수 있다. 내란죄는 탄핵 사유 중 핵심이어서 더욱 그렇다"고 탄핵소추가 1차 부결에 이어 2차 부결로도 이어졌을 가능성, 그러면서 현재의 탄핵 정국 자체가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가리켰다.
글 말미에서 주진우 의원은 "나는 헌법재판소가 무리해서 서둘러 진행한다는 지적을 해 왔다"면서 "헌법재판관 임기에 재판 일정을 꿰맞추려는 의도가 이번에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헌법재판관들의 남은 임기도 가리켰다.
현재 헌법재판관은 모두 8명이다. 정원 9명을 1명 못 채웠고, 헌법재판소장도 공석이다.
8명 중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명한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이 올해 4월 18일 임기가 종료된다. 나머지는 2029년까지 또는 2030년까지로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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