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역사는 구김과의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패션업계는 구김 없는 원단을 구현하려 오랜 시간 싸워왔다. 천연섬유로 만든 원단은 대부분 구김이 심해 석유에서 나오는 폴리에스터 등 화학사(絲)로 원단을 개발하기 이르렀다.
화학사로 짠 원단은 천연섬유에 비해 주름이 잘 가지 않지만 습기를 잘 배출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패션업계는 두 원단의 단점을 타개하려 천연사와 화학사를 각각 가로세로로 직조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아예 천연사와 화학사를 꼬아서 만든 혼방사로 원단을 짜 세상에 내놓기도 했다.
패션업계는 화학공학의 발전으로 한 발 더 나아갔다. 화학사를 겸용하는 대신 천연사로 짠 원단에 화학물질 한 스푼을 넣는 방식도 도입했다. 그 중 화학공학이 패션업계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링클 프리' 원단이다. 조금만 입어도 구겨지는 천연섬유도 화학 물질을 한 번 뿌려주면 구김이 거의 가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 민주당 민주당 보좌진을 비롯 당직자는 링클 프리 원단으로 된 옷을 입기 힘들어 질 것 같다. 무려 당 대표 수행실장이 "구김은 미학"이라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울산 동구 22대 국회의원이자 이재명 당 대표 수행실장인 김태선 의원은 이틀 전 무안공항 참사 국회 분향소에서 나란히 참배 중인 이 대표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뒷모습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세 분의 양복 모습이 많이 다릅니다. 그간의 행적이 달라서였겠지요!"라고 썼다.
사진 속 3명 가운데 이 대표 양복만 유독 구겨져 있었다. 구겨진 옷은 바쁜 행적을 드러낸다는 암시였다. 김 실장 심연엔 옷이 많이 구겨질수록 일을 많이 했다는 인식이 자리한다는 말이다.
이런 연유로 민주당 보좌진과 당직자는 앞으로 옷을 살 때 되도록이면 링클 프리를 피하고 정장은 가는 실인 170수 이상 모(毛) 100%나 실크가 함유된 정장을, 셔츠나 바지는 되도록 린넨이 포함됐거나 면 100%인 것을 사는 게 좋다. 10분만 입고 있어도 주름으로 가득한 옷이 돼서다. 특히 유니클로 옷은 피하는 게 이로울 것이다. 유니클로가 링클 프리를 적극 도입한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반일 기치에 어울리지 않기도 하고 말이다.
댓글 많은 뉴스
최상목 배신, 내란 앞잡이?…윤석열 지지 폭등 [석민의News픽]
"폭군은 언제나 이렇게 되리"…광주시청에 내걸린 美버지니아주 깃발
[사설] '탄핵 정국'에서 침묵하고 있는 TK 국회의원들
공수처, 결국 尹체포영장 집행중지…"피의자 태도 유감"
[속보] '尹내란죄 철회'에 오세훈 "이재명은 일구십언…앞뒤 안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