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주요 경제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 의지를 다졌다. 올해 경제계 신년 인사회는 제주항공 참사에 대한 추모 시간을 갖고 엄숙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 대한상의 인사회 대기업 총수 한자리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전국 기업인, 정부·정계 관계자, 주한외교사절, 경제단체 회장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5년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경제계와 정·관계, 노동계 등 각계 인사가 모여 덕담과 인사를 나누는 경제계 최대 규모 신년 행사로, 1962년 시작해 단 한 차례(1973년)를 제외하고는 매년 열려 올해 63회째를 맞았다.
이번 인사회는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의 넋을 기리며 묵념하는 애도의 시간을 가지며 시작했다.
최태원 회장은 "여객기 사고로 인한 희생자분들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소방관, 경찰관, 의료진들의 헌신과 노고에도 감사를 드리며, 경제계도 안전한 사회구현을 위한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조의를 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했다. 또 경제단체장으로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과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자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기업인도 대거 참석했다.
최태원 회장은 인사말에서 "경제에 있어 가장 큰 공포는 불확실성"이라며 "정부와 정치 지도자분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조속한 국정 안정화를 위해 힘을 더 모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어 "저성장의 뉴노멀(새 기준)화라는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AI발 산업 패러다임 전환과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는 더 빠르고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며 "모든 것을 뜯어고쳐 새롭게 바꾸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시기"라며 "경영 전반에 걸친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함께 파괴적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의 토대를 다지겠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더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도 이 자리에서 "현재의 위기는 정부·국회·기업인 모두가 한마음이 돼 긴밀히 협력할 때 극복해 나갈 수 있다"며 "경제 최일선에서 뛰고 계신 기업인 여러분의 현장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인공지능(AI), 바이오 등에 대한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지원, 규제 혁파 등 미래 신산업 육성에 범정부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 중소기업계 "민생입법, 경제정책 차질 없어야"
중소기업계는 민생입법과 경제정책의 원활한 추진을 당부하면서 "우리 경제인들도 다시 뛰는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이날 여의도 중기중앙회 건물 KBIZ홀에서 열린 '2025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요즘 정치 혼란과 이념 갈등으로 우리 기업인들의 상황은 한겨울 날씨보다 힘들고 더 어렵다"며 "국회는 경제와 민생입법에 매진하고 정부는 흔들림 없이 경제정책을 펼쳐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중소기업계는 올해 사자성어로 '인내외양'(忍耐外揚)을 선정했다며 "쉽지 않은 경제 상황이지만, 인내하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만큼 새로운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정부가 전날 발표한 2025년 경제정책방향과 관련 "정부가 예산 조기 집행 등 경제 살리기에 적극 나서기로 했는데, 하루하루가 힘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이 온기를 느낄 수 있도록 시장에서 잘 작동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중소기업인 신년 인사회는 새해를 맞아 중소기업인들이 대한민국 경제의 재도약을 다짐하고 정부와 국회, 유관기관과 함께 한 해의 청사진을 그리는 자리다.
이날 행사장에는 전국의 업종·지역별 중소기업 대표와 중소기업 단체, 정부·국회 등 각계 주요 인사 400여명이 모였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또 국회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송언석 기획재정위원장, 김석기 외교통일위원장 등이 자리했다.
경제계에서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과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경제인들이 힘을 모아 노력해야 한다"며 "한경협 회장으로 약속한 것이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 전화를 달라"고 말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예로부터 우리 기업인들은 나라가 힘들고 어려울 때 더 강했다"며 "이럴 때일수록 중소기업인들과 함께 모든 경제주체가 힘을 모아 각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진식 중견련 회장은 "인내외양을 계속해 나가면 여기 있는 모든 기업인이 개인·조직의 이익 떠나 더불어 사는 지혜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국가가 어려울 때 국난을 극복한 것은 민초였고, 최근 기업이 그런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원식 국회의장은 "중소기업은 대한민국의 경제 모세혈관"이라며 "혈관이 튼튼해야 몸이 건강한 것처럼 여러분이 잘돼야 우리 경제가 잘되는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중소기업을 가장 강한 경제주체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중소기업 격차 완화를 위해 교섭력을 강화하는 입법에도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과감하고 파격적인 지원방안을 적극 강구해 나가겠다"며 "중소기업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중소·중견기업 대상으로 임시투자세액공제를 도입하고 시설투자 가속상각 특례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한편, 중소기업인 신년 인사회는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 시간을 갖고, 참석자들은 모두 근조 리본을 착용하는 등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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