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테슬라 주가 급반등…월가 "전기차 판매 둔화? 중요도 낮아져"

전기차 연간 인도량 사상 첫 역성장
자율주행, ESS 등 신성장 사업 낙관론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지지 연설을 앞두고 모자를 고쳐 쓰고 있다. 연합뉴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지지 연설을 앞두고 모자를 고쳐 쓰고 있다. 연합뉴스

차기 미국 정부의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3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반등했다.

연간 전기차 인도량이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신성장 사업이 이를 만회할 것이란 낙관론이 커지면서 주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8.22% 오른 410.44달러에 마감했다. 381.48달러로 출발한 주가는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상승 폭을 키웠다. 새해 첫 거래일이었던 전날 6.1% 하락해 379.28달러로 고꾸라졌으나, 하루 만에 하락분을 되돌린 셈이다.

◆ BYD의 추격…전기차 판매량 둔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 이후 테슬라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한 이후 최근 조정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전날 주가 급락에는 테슬라의 작년 연간 전기차 인도량(178만9천226대)이 전년(180만8천581대)보다 감소했다는 발표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차량 인도량은 49만5천570대로, 2023년 4분기(48만4천507대) 대비 1만1천63대 증가했다. 그러나 시장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49만8천대)를 밑돌았다.

경쟁사들이 유럽에서 시장 점유율을 늘리면서 4분기 테슬라의 유럽 판매량은 크게 줄어들었다.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 말까지 테슬라는 유럽에서 28만3천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14% 줄어든 수치다.

중국시장에서도 성장이 둔화되는 양상이다. 자동차산업 데이터분석회사 오토포캐스트 설루션 부사장인 샘 피오라니는 "모델 Y가 중국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리는 모델이지만 판매량이 시장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작년 11월까지 모델 Y의 판매량이약 5% 늘어난데 반해 중국 내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8% 증가했다"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 BYD의 추격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탄탄한 내수 시장과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에 힘입어 성장한 BYD가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

지난해 BYD의 전기차 연간 판매량은 176만4천992대로 전년 대비 12% 늘며 테슬라와의 격차를 2만4천여 대로 좁혔다. 특히 4분기 판매량은 59만5413대를 기록하며 테슬라를 1년여 만에 추월했다.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에너지 기능이 테슬라의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인 파워월과 연동된 모바일 화면 이미지. 삼성전자제공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에너지 기능이 테슬라의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인 파워월과 연동된 모바일 화면 이미지. 삼성전자제공

◆ 자율주행·로봇·에너지 신성장 사업 기대감↑

하지만 월가에서는 올해 신차 출시와 자율주행·인공지능(AI)·로봇 등 사업으로 테슬라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낙관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로보택시의 상용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개발 등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에너지 사업 부문 확장성도 강점으로 꼽힌다. 테슬라는 에너지저장장치(ESS) 4분기 판매량은 11기가와트시(GWh)로 호조세를 보였다.

미 금융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투자회사 캐너코드 제뉴이티의 애널리스트 조지 지아나르키아스는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종전 298달러에서 404달러로 상향 조정하고 '매수' 등급을 유지했다.

그는 테슬라의 신차 출시 등을 이유로 들며 "예상보다 약한 인도량에도 우리는 '매수'를 유지하고 있다"며 "테슬라는 자율주행·AI, 에너지 저장, 로봇을 포함해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친 성장 기회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후 테슬라가 자율주행 로보택시 출시 등에 규제 완화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5일 251.44달러였던 테슬라 주가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급등하기 시작해 12월 17일 479.86달러로 2배 가까이 오른 바 있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두 번째 임기는 앞으로 몇 년간 테슬라와 머스크의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이야기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테슬라가 향후 12∼18개월 내 기업가치 2조달러에 도달하기 위한 행진을 시작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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