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한 켠에 세 편의 시(詩)가 걸렸다. 제목은 '그림이 된 시'. 세 편 모두 '불후의 그림이 되었다'로 끝나는 이 시들은 김발랄 작가가 직접 지은 것.
전시장에 그림이 걸려야한다는 생각을 가볍게 깬 이 작품에 대해 작가는 "시는 곧 그림이 되고 그림은 곧 시가 된다"며 "회화적 상상력으로 감상자만의 그림을 발견하고 감상하길 바란다. 다시는 못 볼 불후의 그림을 발견 하길 바라며…"라는 얘기를 남겼다. 시를 읽은 관람객들은 각자의 머릿속에 상상으로 그림을 그려내는 경험을 하게 된다.
'비영리전시공간 싹'(대구 수성구 달구벌대로 2287-1)이 20주년을 한 해 앞둔 올해, 특별한 전시를 진행한다.
2025년 한 해 동안 매주 작가가 바뀌는 릴레이 형식의 프로젝트 전시다. 총 51명의 작가가 참여하며, 각 작가는 자신의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자신의 예술 혹은 동시대 예술의 '대안'을 작품으로 제시한다. 후속 작가는 그 대안에 대한 대답, 또는 이어지는 새로운 질문을 작품으로 풀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방식처럼, 이번 프로젝트의 제목은 '대안의 대안'이다. 박천, 정연진, 문은주, 박정언 전시기획자가 기획을 맡았다.
이들은 "현 미술의 '대안'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서 우리 프로젝트는 출발한다"며 "여기서 대안은 새로운 선택지인 '얼터너티브(alternative)'와 더 넓은 시야를 뜻하는 '대안(大眼'의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전시가 아닌, 지속적이고 유기적인 대화의 과정을 통해 개별적으로 시작된 문제의식이 점차 큰 논의로 확장된다. 우리가 함께 미술의 미래를 구체화하고 실현하는 과정을 통해 대안공간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현대 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형성된 대안들은 2026년 비영리전시공간 싹의 20주년을 맞아 하나의 전시로 융합될 예정이다. 싹의 철학과 운영 방식 그리고 대안을 목표로 하는 공간이 미술계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드러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는 게 기획자들의 설명이다.
참여 작가는 전시 순서대로 김발랄(김진석 비영리전시공간 싹 대표), 김준범, 이승욱, 류은미, 장하윤, 김소라, 윤보경, 박소진, 김상덕, 이민희, 이상익, 김채연, 신명준, 이민주, 김민성, 원예찬, 권효정, 윤윤재, 정진경, 박건, 신건우, 임은지, 이이영, 이양헌, 홍지혜, 김량희, 김서울, 안성환, 이지현, 모유진, 배태열, 이연주, 박경준, 이민정, 조건아, 안민, 이세준, 이화영, 위정선, 전영현, 박인성, 이진솔, 김동훈, 김영호, 지우, 허태민, 신도성, 이원기, 권민주, 김준성, 전찬종 이다.
김발랄 작가의 작품은 6일부터 11일까지 감상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다른 작가의 전시가 이어진다. 일요일은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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