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은 우크라 국민들이 내려야 할 결정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트럼프 2기 출범에도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주요 지원국으로 남길 기대했다. 그러면서 전쟁 종전 여부는 미국이 아닌 우크라이나인들이 내려야 할 결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이 우크라 지원국으로 남길 바라"
바이든 대통령 퇴임과 함께 임기를 마무리하는 블링컨 장관은 4일(현지시간) 보도된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전 종식과 관련, "우크라이나인들이 내려야 할 결정"이라며 "현재 지도상에 그어진 경계선이 근본적으로 크게 변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통제하는 지역을 넘겨줘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양도가 문제가 아니다. 현실적으로 가까운 미래에 경계선이 크게 바뀔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그 영토에 대한 권리를 언제나 주장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문제는 우크라이나가 다른 나라들의 지원을 받아 잃어버린 영토를 되찾을 방법을 찾을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푸틴'이라고 칭하며 "푸틴이 그의 야망을 포기할 가능성은 작다"며 "휴전이 이뤄진다면, 푸틴의 생각에 휴전은 휴식을 취하고 재정비해 미래에 다시 공격할 시간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블링컨 장관은 "따라서 어떤 형태로든 지속가능한 휴전을 이루기 위해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가 앞으로 추가적인 공격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라며 이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다른 나라들의 안전보장, 약속 등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중요한 지원국으로 남길 매우 바란다"며 "이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문제만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동맹 재건, 가장 만족하는 업적"
블링컨 장관은 힘에 의한 외교를 추구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접근 방식에 대해 "미국 외교가 없다면 다른 많은 나라들이 미국의 이익과 가치에 반하는 방식으로 세계를 형성할 외교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임기 중 다른 나라들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의 도전에 훨씬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취임했을 때 유럽연합(EU)은 중국과 주요 무역협정에 서명하려던 참이었다. 그들은 미국을 믿을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그것을 뒤집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고율 관세 정책에 대해선 "전략적 유용성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전반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때 일반적으로 대가를 치르는 사람은 소비자"라고 지적했다.
블링컨 장관은 가자 전쟁과 관련, "세계가 집단학살로 볼 일을 주도하고 있지 않을까 걱정하는가"라고 묻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능력이 쇠퇴했다는 보도와 관련, 바이든 정부에서 내린 업적 하나하나가 행정부의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이 내린 결정의 산물이었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전날 보도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선 임기 중 가장 만족하는 업적으로 '동맹 재건'을 꼽았다.
그는 바이든 정부 시절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초청받은 사실을 언급하며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가져오는 데 도움을 주겠다면서도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다며 중국에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그들은 양쪽을 모두 얻으려 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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