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지만 어둠이 쉬이 걷히지 않습니다. 사회, 경제, 정치 어느 하나 안정된 것 없이 새로운 해를 맞았습니다. 문화계도 예외는 아닙니다. 대구는 문화 저력이 탄탄하다고 믿어왔지만, 최근 경기 악화와 예산 삭감 등의 요소가 모든 것을 흔들고 있습니다. 현장의 분위기는 어떨까요. 매주 한 차례, 직접 지역 예술가들을 만나 대구 문화계에 대한 진단과 지향해야 할 방향 등을 함께 얘기해봅니다.
장하윤(40) 작가는 대구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제29회 신조미술대상전 대상, 대구문화예술회관 올해의 청년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창문의 빛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위안을 전하는 '저 너머(Over There)' 시리즈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가창창작스튜디오와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대구예술발전소 레지던시 입주작가 등을 거쳐온 그는 "타 지역 출신 작가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대구는 미술 관련 공간이 굉장히 많다고 한다"며 운을 뗐다.
지금은 가창창작스튜디오가 없어졌지만 타 지역에 비해 레지던시가 많이 운영되고 있고, 지자체별 문화회관 전시장과 대구미술관, 갤러리 등 전시할 공간이 많은 편이라는 것. 또한 그는 거의 모든 공간들이 공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예술가들이 도전해 볼 기회가 많다는 것도 대구의 특색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작가들은 생계와 작업을 함께 고민할 수밖에 없다. 나 역시 대구문화재단 신진예술가 등 많은 지원을 받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예술가라는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던 것 같다. 스스로 자신의 색깔을 찾기 전까지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예술가 발굴과 지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쌓은 역량을 외부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예술발전소 등 일부 레지던시의 경우 공간 채워넣기식의 일회성 전시만 이뤄지고, 홍보마저 제대로 되지 않아 단발적이고 소모적인 지원에 그치고 있다는 것.
"작가들이 너무 대구 안에서만 갇혀있는 듯한 느낌이에요. 우리 지역만의 색이 있을텐데, 타 지역의 레지던시나 전시공간과의 교류를 통해 그것을 공유하고 알림으로써 지속적으로 기회를 늘려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손을 내미는 시도조차 없는 것 같아요. 지역 안에서만 문제를 해결하려하지 말고, 타 지역 예술인들과 소통하면 우리의 강점과 부족한 점을 더 잘 알고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겠죠."
또한 작가는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 출범 이후 주력하고 있는 메세나 사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대표적인 것이 삼보미술상 제정이다.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문화예술 지원에 나서도록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기업의 이미지도 살고 작가에게도 도움 되는 길이기에 매우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서울에서는 메세나를 통해 지원 받은 작가 중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작가에게 또 다른 기업에서 다년간 지원을 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하기도 한다. 지역에서도 그러한 릴레이 메세나가 실현되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은 어느 때보다도 활동하기 어려운 때라고 입을 모읍니다. 그래도 대구경북 출신 작가들이 탄탄하게 중간층을 받치고 있어 후대 작가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고 있고, 지금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들의 역량 또한 뛰어나 희망이 있습니다. 문화예술 관련 정책을 만들 때 현장의 얘기를 적극 반영하고 보완해나간다면 예술인들에게는 더욱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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