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쪽짜리 시무식…포항시의회 새해부터 불안한 출발

6일 신년교례회 개회했지만, 국민의힘 다선 및 야당의원들 대거 불참
상임위·예결위 구성 진통으로 촉발된 갈등 불씨 여전

포항시의회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들이 새해 시정 운영을 위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포항시의회 제공
포항시의회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들이 새해 시정 운영을 위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포항시의회 제공

지난해 상임위원회 및 예산결산심의위원회 등 조직 구성으로 촉발된 포항시의회 내부 갈등이 새해 시작부터 여전히 불씨를 피우고 있다.

새해 첫 시무식부터 절반 이상의 시의원들이 참석을 거부하는 등 반년 이상 이어온 대립이 좀처럼 숙지지 않은 탓이다. 이런 갈등을 지켜보는 시민들은 의회의 불화가 시정 운영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지 적잖은 우려를 보내고 있다.

6일 포항시의회는 을사년 새해를 맞아 시의회 1층에서 신년인사회를 가졌다.

신년인사회는 지역 기관단체장, 현역 기초의원 및 역대 의원들, 시의회 직원들이 서로 덕담을 나누며 새해 업무의 시작을 알리는 '시무식'의 일환이다.

그러나 이날 행사엔 다선 및 야당의원들을 중심으로 전체 의원 중 절반 이상이 참석을 거부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신년인사회에는 외부 인사로 이강덕 포항시장과 서재원 정무특보 등 간부 공무원, 이동업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원장과 이칠구·손희권 경북도의원, 공원식 포항지역발전협의회장, 진병수·박문하·문명호 전 시의회 의장, 한명희 포항시의정회장 등이 참석했다.

반면, 행사를 주최한 포항시의회에서는 김일만 포항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전체 시의원 인원 33명 중 절반에도 못미치는 15명이 참석했다.

이번 신년인사회 시의원 대거 불참은 지난해 7월부터 불거진 상임위 등 조직위 구성 갈등이 아직 해소되지 못한 탓으로 풀이된다.

당시 포항시의회는 총 5개 상임위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소속 초선의원들로만 위원장단을 꾸리며 야당 및 다선의원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11월 임시 위원회인 예산결산심의위원회를 꾸리는 과정에서도 또다시 국민의힘 초선의원들로만 조직이 꾸려지자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조직 구성에 반발하는 야당 소속 일부 시의원은 지난해 7월부터 시의회 간담회 참석마저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포항시의원은 "숱하게 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현 의장단이 일방적으로 조직 구성을 밀어붙였다"면서 "화합과 협치가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다음 걸음을 생각할 수 있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일만 포항시의회 의장은 "포항시 전체의 발전을 위해 개인의 이익을 잠시 내려놓고 새해 더 나은 시정운영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대화와 협치에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던 한 시민은 "집행부와 의회를 넘어 의회 자체도 서로 한마음으로 포항시 발전을 위해 뜻을 모아야 하는데, 지금 상황의 피해가 시민들에게 전가되지 않을가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포항시의회는 다음달 4일부터 13일까지 열흘간 올해 첫 임시회를 열고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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