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방어로 인한 외환보유액 급감(急減)을 우려했지만 다행히 감소 폭은 적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2월 말 외환보유액은 4천156억달러로, 전년 대비 45억달러 줄었다. 2021년(4천631억달러) 대비 2022년(4천231억달러) 감소 폭(약 400억달러)에 비하면 선방(善防)한 셈이다. 감소 폭이 줄어든 이유에 대해 한국은행은 "금융기관의 외화 예수금이 늘고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도 더해졌다"고 했다. 그렇다고 안심은 이르다. 외환보유액이 2019년 이후 5년 만에 최소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으로, 대만(5천780억달러)이나 홍콩(4천251억달러)보다 적다.
게다가 원·달러 환율은 계속 불안하다. 6일 환율은 장 초반 1천474원을 웃돌았다. 예상대로 중국 위안화 약세 영향이 컸다. 중국 국영은행이 환율 방어를 중단했다는 소식에 아시아 통화가 약세를 보였다. 금융권은 환율이 1천460원 안팎을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것도 한국과 미국이 1월 기준금리를 나란히 동결한다는 전제하에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환율 방어는 더 어렵다. 단기적으로는 오는 20일 트럼프 2기 출범(出帆)이 고비가 될 수 있다. 외환 전문가들은 출범을 즈음해 환율이 1천490원까지 치솟고, 1천500원대로 올라설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6일 제1차 '대외 경제 현안 간담회'를 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미국 신정부 출범 전, 경제에 파급효과가 큰 산업별 이슈를 꼼꼼히 점검하고 대미 협력 방안을 국익 관점에서 마련하겠다"고 했다. 대외 여건이 열악한 만큼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중국 수출은 줄고 미국 수출은 늘면서 지난해 대중·대미 수출 격차(隔差)는 52억달러로 집계됐다. 2018년 894억달러이던 격차가 17분의 1 넘게 줄었다. 미국의 통상 압박이 거세지고, 대중 수출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낙관적 전망에 기대기보다는 비상 대응 체제를 신속하게 꾸려야 한다. 국내 정치 불안이 해소돼도 장기 저성장 우려와 보호무역 장벽에 부딪혀 환율이 1천400원대를 웃돌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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