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대급 독감" 2016년 이후 최대 유행에…한국 '멀티데믹' 비상

국내 외래환자 1천명당 인플루엔자 의심환자 73.9명
코로나19 입원 환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환자도 증가
전문가 "네가지 감염병 동시 유행하는 '쿼드데믹' 우려"

6일 오후 서울 성북구의 한 어린이 전문병원이 진료를 보려는 환자와 보호자들로 붐비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4년 마지막 주 전국의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을 찾은 외래환자 1천 명 가운데 독감 증상을 보인 의심 환자 수를 나타내는 독감 의사환자(ILI) 분율은 73.9명이었다. 1주 전의 1천 명당 31.3명에서 약 2.41 배로 급증한 수치로 예년 인플루엔자 유행 정점 때의 의사 환자 분율과 비교해보면 2016년 86.2명 이후 최고 수준으로 증가한 것이다. 연합뉴스
6일 오후 서울 성북구의 한 어린이 전문병원이 진료를 보려는 환자와 보호자들로 붐비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4년 마지막 주 전국의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을 찾은 외래환자 1천 명 가운데 독감 증상을 보인 의심 환자 수를 나타내는 독감 의사환자(ILI) 분율은 73.9명이었다. 1주 전의 1천 명당 31.3명에서 약 2.41 배로 급증한 수치로 예년 인플루엔자 유행 정점 때의 의사 환자 분율과 비교해보면 2016년 86.2명 이후 최고 수준으로 증가한 것이다. 연합뉴스

겨울철 호흡기 바이러스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2016년 이후 최대 규모로 나타났다.

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2~28일 국내 외래환자 1천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는 73.9명으로 전주 31.3명보다 136% 늘어났다.

이는 12월 1~7일 7.3명에 비하면 3주 만에 10배 이상 급증한 수치로, 2016년 86.2명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질병청은 독감 의심환자가 이번 절기 유행 기준인 1천명당 8.6명을 초과하자 지난달 20일 전국에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인플루엔자와 더불어 다른 호흡기질환도 함께 유행 중이다.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 200개소를 대상으로 한 표본검사 결과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는 지난달 15~21일 기준 66명으로 전주 대비 20명 증가했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입원 환자도 최근 4주간 1.9배 늘었다.

이 가운데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감염병 확산세가 심상치 않으면서 한국도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AP통신은 3일(현지시간) 독감과 코로나19,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노로바이러스까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올 겨울 들어 미국 전역에서 보고된 독감 환자 수가 최소 530만명에 육박했다.

AP 통신은 "특히 연말 휴가철을 전후해 환자 수가 급증하면서 지난주에는 미국 50개주 가운데 40개주에서 질병 유행 수준이 '높음' 혹은 '매우 높음'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RSV가 제일 먼저 유행했고 그 다음 인플루엔자, 이제 메타뉴모바이러스까지"라며 "코로나19만 남았다. 쿼드데믹(네 가지 감염병 동시 유행)을 이루는 건 아닌지, 외래 보기가 겁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8월 코로나19 유행 이후 가장 많은 환자가 입원했다"면서 "아직 인플루엔자 유행 피크(정점)는 도달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디까지 갈지 예측이 안 된다"고 했다. 또 "역대급 인플루엔자 유행이다. 열 나고 기침하는 분의 70% 정도가 인플루엔자로 진단되는 상황"이라며 "1월 내내 지속될 것 같다. 대학병원은 초긴장 상태"라고 덧붙였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역시 쿠키 뉴스에 "(쿼드데믹이 우려되는 미국처럼) 한국도 현재 비슷한 상황"이라며 "독감 환자가 제일 많고, RSV나 코로나19 같은 호흡기 감염병도 함께 유행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겨울철 밀폐된 실내에서 활동을 많이 하면서 밀접 접촉으로 인해 감염이 확산되는 양상"이라며 "겨울엔 춥고 건조해서 코와 목 점막에 바이러스가 잘 붙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코로나19가 과거보단 증상이 약하게 올 수 있어 감기로 착각할 수 있다. 목이 아프거나 근육통, 발열 증상이 있을 땐 독감과 코로나19 검사를 통해 정확하게 진단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독감, 코로나19 모두 초기에 약을 복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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