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한 정치 개입" 일본제철, US스틸 인수불허 강력반발

미 정부 결정에 소송전도 불사 "미일에 매우 유익, 절대 포기 안해"
하시모토 일본제철 회장 "US스틸 인수 대안 머릿속에 없어, 승소할 것"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관세가 US스틸 수익성 높여줄 것"

US스틸 인수불허 부당성 주장하는 하시모토 에이지 일본제철 회장. 연합뉴스

트럼프 2기 취임을 앞두고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논란이 미일 관계에 미묘한 긴장감이 일고 있다. 미국은 자국의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해 US스틸이 일본제철로 넘어가는 것으로 막고자 한다. 하지만 일본이 의외로 강경하게 반발하고 있는 형국이다.

하시모토 에이지 일본제철 회장은 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를 불허한 데 대해 "바이든 대통령의 위법한 정치 개입으로 심사가 적절하지 않았으므로 수용할 수 없다"며 "US스틸 인수를 대체할 방법이 머릿속에 없다"고 강력 반발했다.

교도통신과 NHK 등에 따르면 하시모토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바이든 대통령의 인수 불허 명령과 미 정부 심사의 무효를 요구하는 불복 소송 등을 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하시모토 회장은 불허 명령이 명확히 법령에 위배된다는 점에서 "승소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제철은 전날 US스틸과 함께 바이든 대통령과 인수 계획을 심사한 미국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를 상대로 불허 명령 무효화와 재심사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일본제철은 2023년 12월 총 149억달러(약 21조7천억원)를 투자해 US스틸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2023년 조강 생산량 순위에서 일본제철은 세계 4위, US스틸은 24위였다. 일본제철은 US스틸을 인수해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방침이었다.

일본제철은 시장 원리에 따라 US스틸을 인수합병하고자 했으나 미국이 국가적 차원에서 제동을 걸고 나섰다. 먼저 미국철강노조(USW)가 반발하고,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등 유력 정치인들이 잇따라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NHK는 "일본 민간기업이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정부를 상대로 전면적으로 싸우겠다는 자세를 보이는 이례적인 사태가 됐다"고 평가했다. 일본에서는 정부와 언론까지 가세해 미일 동맹을 흔드는 불합리한 결정이라고 지적하는 등 연일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일본제철은 올해 6월까지 인수를 완료하지 않으면 US스틸에 5억6천500만달러(약 8천240억원)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어 당분간 인수를 위해 총력전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달 20일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6일 소셜미디어(SNS)에 "관세가 더 수익성이 있고 가치가 있는 회사로 만들어줄 텐 데 왜 지금 그들은 US스틸을 팔기를 원하느냐"며 재차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