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 인공지능(AI) 최대 스타로 불리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CES2025'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그는 물리적 AI 개발 플랫폼인 '코스모스'와 개인용 초소형 AI 슈퍼컴퓨터 '프로젝트 디지트'를 잇따라 공개했다.
◆젠슨 황, AI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 공개
황 CEO가 CES 기조연설을 하는 것은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이날 그의 기조연설을 보기 위해 1만2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행사장은 빈틈없이 가득 찼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반짝이는 가죽 재킷을 입고 등장한 그는 "새로운 물리적(physical) AI 개발 플랫폼인 '코스모스'(Cosmos)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황 CEO는 "로봇·자율차의 개발은 보통 시간이 많이 들고 돈도 많이 드는데 그런 문제를 우리가 해결할 것"이라며 "코스모스는 물리적 법칙이 적용되는 현실과 동일한 3D 환경을 생성해 로봇이나 자율주행차 같은 기기가 가상세계에서 현실과 같이 학습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스모스를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world foundation model)'라고 칭했다. 황 CEO는 "로봇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사후 학습"이라며 "현실 세계에 나가면 오류가 나기 마련이고, 로봇이 망가지기라도 하면 손실이 난다. 코스모스를 통해 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엔비디아는 AI 칩과 함께 엔비디아의 제품 위에서만 구동하는 AI 개발 플랫폼 '쿠다(CUDA)'를 통해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번에는 로봇과 자율주행 개발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코스모스는 2천만 시간 분량의 영상을 단 14일 만에 처리해 중앙처리장치(CPU)만 사용하는 경우 3.4년이 걸리는 작업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텍스트를 모델이 이해할 수 있는 작은 단위인 토큰으로 분리하는 '토크나이저'는 기존보다 처리 속도가 12배 더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황 CEO는 "로봇을 위한 챗GPT의 모멘트가 다가오고 있다"며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마찬가지로 코스모스는 로봇 및 자율주행차량의 개발을 발전시키는 데 기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로젝트 디지트·지포스 RTX 50 시리즈 공개…국내 증시는 하락
황 CEO가 이날 공개한 '프로젝트 디지트'는 손바닥만 한 크기의 퍼컴퓨터로 엔비디아의 최신 중앙처리장치(CPU) '그레이스'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을 결합한 GB10을 기반으로 한다.
그는 "이 슈퍼컴퓨터는 전 세계 AI 연구자, 데이터 과학자 및 학생들을 위한 것으로 대규모 AI 모델의 시제품 제작이나 미세 조정을 위한 AI 컴퓨팅 성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디지트는 오는 5월 3천 달러에 출시될 예정이다.
황 CEO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가속기 '블랙웰'을 탑재한 지포스 RTX 50 시리즈도 공개했다. 지포스는 데스크톱·노트북 등 PC에 들어가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뜻한다.
최신 AI 칩의 아키텍처 '블랙웰'을 기반으로 하는 지포스 'RTX 50' 시리즈 중 최고 사양인 RTX 5090은 전작보다 최대 2배 이상의 연산 능력을 갖췄다. RTX 5070은 이전 제품군의 최상위 모델인 RTX 4090보다 더 나은 성능을 겸비했지만, 가격은 약 3분의 1 수준인 549달러에 출시된다고 그는 밝혔다.
지포스 RTX50 시리즈에는 당초 삼성전자 제품이 탑재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마이크론의 GDDR7제품이 쓰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7일(한국시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 대비 2.4% 내린 19만5천원에 장을 마쳤고, 삼성전자 주가도 5만5천400원으로 0.89% 내렸다.
이 영향으로 코스피는 지난달 16일 이후 20여일 만에 2500을 터치한 뒤, 하락 마감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공개한 신제품에 마이크론 메모리를 탑재한다고 알려지며 매물이 출회했다"며 "조선과 방산, 바이오 등이 코스피 지수 상승을 주도했지만 대형 반도체주 하락에 지수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말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박성현 기자 shin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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