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이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아파트 신규 분양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정치·경제적 불안정이 주택 수요자들을 위축시키고 관망하는 태도로 돌아서게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9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전국 평균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82.0에서 71.4로 10.6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크게 악화된 것이다.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높다는 의미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로 해석된다. 이달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전국 모든 지역이 일제히 기준치 이하로 나타나면서 최악의 한파 상황을 보여줬다.
특히 대구는 지난달 96.0에서 이달 64.0으로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폭이었고 2023년 12월(63.6) 이후 1년 만에 60대로 주저앉았다. 주산연은 "지난해 8월 말 이후 대폭 강화된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탄핵 정국에 따른 불안 심리 등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주택 수요자 사이에서 불안 심리가 확산하자 분양을 앞둔 단지들도 비상이다. 주택업계에 따르면 올해 대구의 신규 분양단지는 대략 20개 단지로 1만 가구 정도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후분양 단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 결과가 나쁘면 곧바로 준공 후 미분양 물량 적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는 다시 시장 분위기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올해 초 분양을 예고했던 한 건설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정확한 분양 시기를 정하지 못한 채 분양 일정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며 "상반기, 하반기를 정하기에도 곤란할 정도로 거의 매달 분양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실제 분양 시장의 분위기가 그리 나쁘지 않다는 반론도 상당하다. 올해 대구 부동산 시장의 첫 분양 아파트가 10억원이 넘는 분양가에도 평균 경쟁률은 2.01대 1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결과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태영건설이 동구 신천동 옛 동부정류장 부지에 공급하는 후분양 아파트인 더팰리스트데시앙(418가구)도 오는 13일부터 청약 접수를 예고하면서 결과가 주목된다.
주산연은 "경기 침체 우려와 탄핵 정국이 개선되기 전까지는 상황이 역전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며 "탄핵 정국이 마무리되고 경기 개선 조짐이 나타날 경우 늦어도 6월 이전에는 지수 하락 추세가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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