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서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모빌리티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성장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한국의 높은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현지시간) CES 주관사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올해 CES에 참가한 중국기업은 1천339개로 미국(1천508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지난해보다 200여개가 더 늘어난 수치다.
중국 기업들은 올해 CES에서 가장 화두가 된 AI와 모빌리티 분야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CES에 마련된 생활로봇 전시장 10곳 중 9곳이 중국 기업일 정도로 AI 기술을 활용한 로봇 시장 장악력이 대단했다. 이곳에서 '로보락'은 세계 최초 5축 접이식 로봇팔을 탑재한 로봇청소기 '사로스Z70'을 공개했고, 미국 시장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에코백스'는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디봇 시리즈'를 전시했다.
중국 기업의 부스들을 참관한 오제석(23) 씨는 "그동안 중국의 기술력이 대단해지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단순히 '가성비' 제품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시장도 공략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경쟁력 있는 개발자로 성장하는 게 꿈인데, 앞으로 중국 기업들의 행보도 관심있게 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불참한 CES 모빌리티 전시장에서도 중국 완성차 기업들은 기술력을 뽐냈다. 이날 'LVCC' 샤오펑에어로 부스에서 플라잉카 '랜드 에어크래프트 캐리어'(LAC)의 홍보 영상이 나오자 참관객들은 연신 감탄사를 연발하기도 했다.
중국 지리자동차의 산하 브랜드인 지커는 올해 CES에 처음 참가해 '001 FR'과 '009 그랜드', '믹스' 등 전기차 3종을 선보였다. 지커 경영진이 CES 공식 관람 시작 전날인 6일(현지시간) 진행한 기조연설 행사에는 좌석 수의 2배에 가까운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첨단정보통신융합산업기술원장을 맡고 있는 김현덕 경북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CES가 하드웨어 기업들의 주요 전시회다 보니 제조업에서 강점을 보이는 중국이 잘할 수밖에 없는 시장"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AI의 중요성이 강화되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관련 서비스나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투자여건이 부족하다. 과거처럼 인력으로서 투자를 뛰어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박성현 기자 shin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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