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한국 증시가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더 나빠질 것이 없다는 이른바 '바닥론'이 힘을 얻으면서다. 특히 외국인이 4일 연속 순매수(純買收)에 나섰는데, 지난해 8월 16일 이후 무려 5개월 만이다. 기업들의 4분기 실적 발표에 희비가 엇갈렸지만 주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실적 둔화가 주가에 선반영(先反映)돼 있다는 인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업종별로 상반된 분석이 나오면서 섣부른 방향성(方向性) 제시는 쉽지 않다. 건설 경기 회복은 여전히 안갯속인데,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 건설 수주(受注)는 54조원으로 9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2차전지 관련주는 실적 부진에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줄줄이 목표 주가 하향 조정 대상이 됐지만 저가 매수 기회라는 인식 확산에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시행한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상장사의 자사주(自社株) 매입이 전년도 대비 10조원 넘게 늘면서 사실상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밸류업 공시에 참여하는 기업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들에 대한 기대감 덕분에 밸류업 기업들의 주가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밸류업 안착을 위한 주주환원촉진세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지원 강화 등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좀비 기업'의 효율적 퇴출을 유도하는 상장폐지 절차 개선도 늦출 이유가 없다. 주주 이익 보장을 위한 법 개정도 시급하다. 한국 증시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오명(汚名)을 씻기 위해서라도 투자 여건 변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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