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오늘 죽을 것, 너랑 성관계 해야겠다"…여자화장실서 女 급습한 군인

가해자 "나 군인인데, 오늘 죽을거다. 바지 벗어라" 요구
가해자, 성폭행 미수에 그치자 피해자에게 악수 요청도
경찰에 "흉기 들었던 것 기억안나" 진술

JTBC 사건반장 캡처.

대전의 한 상가 화장실에서 현역 군인이 성관계를 목적으로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흉기로 찌르고 도주했다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범행 당시의 참혹한 상황이 전해졌다.

11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대전지법은 특수강간상해 혐의로 현역 군인인 남성 20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A씨는 지난 8일 오후 대전 중구의 한 상가 건물 화장실에서 일면식 없는 여성 B씨에게 성폭행을 시도하고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다.

B씨는 머리와 귀를 심하게 다쳐 100바늘 이상 꿰맸다. 머리에는 10㎝ 이상의 상처가 5개에 달하고 귀가 뚫려 연골까지 보이는 등 상태가 심각했지만, 다행히 새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직장 동료 C씨는 지난 10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피해자에게 전해들은 당시 상황을 전했다.

C씨는 "화장실에서 B씨가 볼일을 보고 있었는데 어떤 남자가 옆 칸으로 넘어와서 벽으로 밀치고 흉기로 몇 번을 찔렀다. 정말 처참했다. 피가 바닥에 흥건하게 있고 벽에도 튀어 있었다. 범인의 신발 자국까지 눈에 보여서 너무 놀랐다"라고 전했다.

그는 "(A씨가) 자기 군인인데 '오늘 죽을 거다' '너 나 죽기 전에 너랑 성관계 한번 해야겠다' 그러면서 '너 바지 벗어라' 흉기로 위협했다고 한다. B씨가 A씨를 일단 진정을 시켜야 하니까 '알겠다 여기 화장실 칸이 좁으니까 밖으로 나가서 하자. 뭘 하든 일단 나가자' 해서 나갔던 거다"라고 말했다.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B씨 역시 글을 통해 당시 상황을 전했다. B씨는 "우당탕탕 소리가 나니까 깜짝 놀라 위를 쳐다봤다. 옆 칸에 있던 남성이 변기를 밟고 벽을 타고 넘어오려고 했다. 옷을 움켜쥐고 일어섰는데 밀치더니 다짜고짜 찔렀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가해자도 흉기를 휘두르다 손을 다쳤던 것 같다. '어? 나 여기 왜 다쳤지? 왜 빨갛지?'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B씨는 A씨를 밖으로 유인했고, 복도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자 A씨의 성폭행 시도는 다행히 미수에 그쳤다.

그런데, 이후 A씨는 갑자기 B씨에게 악수를 청했다. B씨는 그냥 가달라고 애걸복걸했지만 거듭되는 요구에 마지못해 악수에 응했다고 한다.

이후 A씨는 현장을 떠나 근처 아파트로 달아났고, 20분 만에 겨우 화장실을 벗어나게 된 B씨는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한편, 경찰은 신고가 접수된 지 15분 만에 가해자 위치를 알아내고 체포했다. 첫 신고가 접수된 뒤 화장실에서 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한다는 신고가 추가로 접수되자 경찰은 동일인임을 직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흉기를 든 사실이 기억 안난다"라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