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 양손에 붕대감은 모습…젤렌스키 "북한 군인 2명 생포"

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공개한 생포된 북한 군인들. X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한 사실이 전해졌다.

1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전투 중 부상당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생포된 북한 병사 2명이 부상당한 상태로 수도 키이우로 이송됐으며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심문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두 사람의 모습과 이들이 구금된 것으로 보이는 시설, 러시아 당국이 만든 신분증 등의 사진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두 명의 포로는 키이우의 한 수용 시설에서 독방 생활을 하고 있다. 한 명은 턱 부분에, 다른 한 명은 양손에 부상을 입었고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군이 건강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북한군을 포로로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르템 데크티야렌코 우크라이나 보안국 대변인은 "이들 중 한 명은 지난 9일 특수작전부대에 포로로 잡혔고 다른 한 명은 낙하산 부대에 붙잡혔다"고 설명했다.

이들 중 한 명은 군용 신분증에 러시아 투바공화국 투란에서 출생한 1994년생 안톤 아리우킨이라는 이름으로 돼 있다. 투바공화국은 시베리아 남부 몽골 서북쪽에 위치한 러시아연방 자치공화국이다. 인구의 80%가량이 몽골계로 한국인과 외모가 비슷한 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쿠르스크 지역에서 포로를 생포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북한군과 러시아군은 북한군 참전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부상을 입은 동료를 처형해 증거를 없애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이날 국가정보원이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인이 전투 중 '상당한 병력 손실'을 증언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9일 러시아 쿠르스크 전장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을 확인한 것이다.

국정원은 "북한군 포로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정보당국(SBU)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관련 정보를 지속 공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생포된 북한군 중 1명은 조사에서 지난해 11월 러시아에 도착해 일주일간 러시아 측으로부터 군사훈련을 받은 후 전장으로 이동했다고 진술했다. 해당 군인은 훈련을 받기 위해 이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며, 러시아 도착 후에야 파병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전투 중 상당수 병력 손실이 있었고 본인은 낙오되어 4~5일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다가 붙잡혔다고도 털어놨다.

북한은 지난해 러시아에 북한군을 파병해 11월부터 1만1000명 넘는 북한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돼 전투에 참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