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소매판매액이 '신용카드 대란' 사태로 소비가 얼어붙은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소비 부진이 내구재·비내구재·준내구재 등 상품 종류를 불문하고 전방위적으로 나타난 탓이다.
심지어 대구는 역대 가장 높은 4.5%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 더욱 얼어붙은 상황이다.
이처럼 소비 침체가 이미 고착화된 상황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와 그 후폭풍, 고환율 악재까지 겹쳐 올해도 내수 부진이 쉽게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전국 소매판매액 지수는 101.3(2020년=100)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1% 줄었다. 이는 역대 1~11월 기준으로 2003년(-3.1%) 이후 가장 높은 감소율이다. 이 당시에는 무분별한 신용카드 발급·대출로 이른바 '카드 대란' 사태가 발생하면서 소비 절벽이 가속화한 바 있다.
대구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1~3분기 대구의 소매판매액 지수는 92.2로 2023년에 비해 4.5% 줄었다. 이 감소율은 관련 통계가 지역별로 공시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역별 소매판매액 지수는 분기 기준으로만 공시된다.
대구에서 소매판매액 지수 감소율이 가장 높았던 때는 코로나19가 시작됐던 2020년(-2.9%)이다. 대구는 물론 전국의 소비 심리가 역대급 수준으로 위축된 것이다.
이번 소비 절벽은 ▷자동차·가전 등 내구재 ▷의복 등 준내구재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를 포함한 모든 상품군에서 예외 없이 나타난다. 지난해 1~11월 전국 내구재와 준내구재·비내구재 소비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 3.7%, 1.3% 감소했다.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동반 감소다. 이는 1995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모든 상품군 소비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바로 이듬해 반등했다.
소비의 다른 한 축인 서비스 소비도 둔화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1~11월 서비스 생산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회복세가 뚜렷했던 서비스 생산 증가율은 1~11월 기준으로 2022년 정점(6.9%)을 찍은 뒤 2023년 3.4%로 둔화한 데 이어 지난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올해도 내수 부진은 쉽게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상계엄 충격과 고환율 악재가 겹치면서 소비자가 지갑을 닫고 있어서다. 기업 역시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투자 등을 보류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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