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사직서를 제출하고서 경찰에 전격 출석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는 박 전 처장이 물러난 것이 체포영장 집행 계획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이나 일각에선 수장 공백 사태로 경호처 내부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해진 점을 공수처가 고려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전 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내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출석했다. 그에 대한 조사는 14시간 40분 만에 종료됐다.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윤 대통령 체포를 저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된 그는 앞선 1, 2차 출석 요청에는 불응했다. 이 때문에 경찰 내부에선 "예상치 못한 출석"이란 평가와 함께 '허를 찔렸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박 전 처장은 경찰 조사 전 기자들에게 "현직 대통령 신분에 걸맞은 수사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면서 "현재와 같은 체포영장 집행 절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에 나오면서 비서관을 통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사직서를 제출했고, 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사직서를 수리했다.
공수처도 경호처 내부 분위기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며 경찰 측과 협의를 통해 만반의 준비를 한다는 방침이다. 일단 공수처는 경호처 수장 공석 사태와 관련해 "영장 집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박 전 처장 사임으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김성훈 경호차장이 경호처장 직무대행을 맡게 되면서 경호처의 영장 집행 저지가 더욱 강경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럴 경우 영장 재집행 때 강한 충돌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반면 김 차장이 경찰의 3차 소환 통보에도 불응하면서 강제수사 가능성이 커진 데다 경찰의 출석 요구를 받은 다른 경호처 간부들도 압박을 느껴 지휘체계에 동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역시 공조본이 경호처 지휘부가 조사를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기습적으로 영장 집행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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