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유일 예술계 특목고인 경북예술고등학교(이하 경북예고)가 올해 개교 60주년을 맞았다. 경북예고는 순수예술 전통을 지켜오면서도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학과 개편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오랜 시간 명맥을 이어온 덕분에 지금껏 배출한 졸업생들이 총 2만7천명에 달한다. 이들은 지역뿐만 아니라 수도권, 나아가 세계 곳곳에서 학교와 지역의 위상을 드높이며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경북예고가 올해부터 또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뮤지컬학과 신설 지역 인재 양성
경북예고는 현재 음악과(국악·관현악·성악·작곡·피아노·실용음악·스트릿댄스), 미술과(한국화·서양화·조소·디자인·에니메이션), 무용과(한국무용·현대무용·발레) 등 3개 과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뮤지컬연기과를 신설, 오는 11월 2026학년도 신입생 모집에 나선다. 기존 한 학년당 11학급에서 1개 학급을 증설해 해당 학과 학생 37명을 추가 선발할 예정이다.
학교 측은 지역에 뮤지컬연기 과정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고교가 없어 뮤지컬 관련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고 학과 신설 배경을 설명했다. 몇 년 전부터 신설 여부를 고려하고 있었지만 공간 부족 등의 문제로 진행되지 못하다가 인근 경북여상이 지난해 경복중 후적지로 이전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경북여상 후적지를 미술과 공간으로 활용하고, 기존 미술과가 있던 자리에 클래식, 실용음악, 뮤지컬연기과 공간을 배치한다.
경북예고는 대구가 '뮤지컬 도시'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지역의 뮤지컬 인재 발굴과 양성을 위해 힘쓴다는 계획이다. 전문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국내외 뮤지컬 트렌드를 반영한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연기·보컬·춤 등 뮤지컬의 주요 요소를 깊이 있게 가르칠 수 있는 세부 과정을 마련한다.
또 지역 및 수도권 출신 우수한 교수·강사진을 구성하고, 최신 기술을 공유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현직 뮤지컬 배우·연출가·음악 감독 등 전문가를 초빙해 특강도 마련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대구뮤지컬페스티벌(DIMF)'과 연계해 학생들이 공연에 직접 참여하거나 현장에서 실습할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공연장 및 뮤지컬 제작사와 협업해 실제 무대 경험을 확대시킨다는 방침이다.
◆시대 흐름에 맞춘 다양한 시도 눈길
경북예고는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문화예술 인재들을 배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교육 수요에 맞춰 2005년 애니메이션 전공을, 2011년 실용음악 전공을, 2018년 스트릿댄스 전공을 신설하며 순수예술에서 대중예술까지 장르를 확대해 갔다.
그 결과 대중예술 분야에서 많은 인재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인 '케이팝 스타' 시즌3에서 보컬 전공 학생 3명으로 구성된 '짜리몽땅', '슈퍼스타K' 시즌5에서 '위블리' 팀의 멤버로 톱10에 오른 남주미, '싱어게인' 시즌2의 11호 가수로 뛰어난 기타와 보컬 퍼포먼스를 보여준 범승혁 등이 대표적인 예다.
경북예고는 순수예술도 계속 유지해야 하지만 시대의 요구에 발맞춰 학교가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변화와 도전을 추구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타지역 일부 예고들은 학생 수 미달로 제대로 된 운영이 불가능해 특목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하거나 폐교 수순을 밟기도 했다.
이런 노력 끝에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도 경북예고는 신입생 유치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23학년도 신입생 경쟁률 1.5대 1, 2024학년도 경쟁률 1.4대 1, 2025학년도 경쟁률 1.4대 1 등 매해 꾸준히 높은 경쟁률을 보여왔다. 400여 명에 달하는 신입생 정원의 20~30%가 타지역 출신 학생들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경북예고 관계자는 "학생 미달 사태 등에 따른 자구책이 아니라 학생들이 오고 싶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측면이 크다"며 "갑자기 변화를 시도한다는 게 사실 쉽지만은 않았지만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시뮬레이션을 해가며 서서히 새로운 교육과정을 정착시켜 나갔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예고는 올해 개교 60주년을 맞아 미술 전시회, 무용·음악 정기발표회 등 다양한 공연과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경북예고 동문회는 오는 5월 6일~9일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대구시민 페스티벌'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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