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우리가 알던 중국이 아니네요."
올해 CES에 참관한 한국인들의 주요 화두 중 하나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중국의 국제무대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점이었다. 중국은 저품질 대량생산 기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하이테크 제품을 선보이며 CES를 주도했다.
중국의 자신감은 기업들의 부스 위치와 규모에서도 알 수 있었다. CES의 가장 메인 전시관으로 불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 센트럴홀 중앙 입구로 들어가면 삼성전자 부스 바로 옆에 같은 규모로 중국 기업 'TCL' 부스가 자리 잡고 있다.
10년 넘게 CES에 참가하고 있다는 한국의 한 연구원은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 기업들의 부스 내 동선이나 디자인, 설명방식 등은 촌스러운 느낌이 강했다"며 "올해 보니 이마저도 삼성전자, LG전자 부스를 많이 참고했다. 언뜻 보면 어디가 한국 기업 부스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단순히 부스 규모뿐 아니라 한국이 자랑하던 기술력도 올해는 중국이 앞선 모양새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한 TV 신제품들을 선보였지만 참관객들 사이에서는 "평이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중국의 하이센스와 TCL은 한층 더 진일보한 기술을 CES에서 선보였다. 중국 TV 대표주자인 하이센스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마이크로 LED 기반 '136MX Micro LED TV'를 CES에서 전시했다. 마이크로 LED는 기존의 삼성전자가 사용하는 OLED보다 수명이 길고 밝기가 더 크다. TCL 역시 슈퍼 아이 에너지 LED 칩을 사용해 TV를 53% 더 밝게 만들고 에너지 소비효율도 높였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제품의 가격이 삼성전자, LG전자 동일 사양 TV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점이다. 한국과 중국 TV를 비교하던 한 한국인 참관객은 "이제는 한국보다 중국 기업의 TV가 더 좋아 보인다. 가격이 같아도 고민할 법한데 가격을 듣고 나면 망설임 없이 중국 제품을 다들 고를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발전, 한국의 침체 이유로 '연구개발 투자'를 꼽았다. 국가 차원에서 연구개발을 장려하는 중국과 달리 한국은 서비스나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투자여건 자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CES 기간 중 대구경북 기업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미국이 적대적으로 대하는데도 이렇게 왕성하게 활동하는 중국이 무섭다" "이제 더 이상 중국은 싸구려 제품을 만드는 곳이 아니다" "조만간 기술강국 한국이 정말로 중국을 무서워할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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