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주항공 참사에도 LCC 예약 오히려 늘었다…업계는 "지켜봐야"

참사 이후에도 여행 일정 취소·변경 사례 드물어
LCC 단거리 노선 경쟁력 여전…"제주항공만 피하자"
업계 "1분기 끝나야 참사 영향 파악 가능할듯"

지난해 9월 말,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국군의 날과 개천절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연휴를 앞두고 대구국제공항 국제선 체크인 카운터가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난해 9월 말,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국군의 날과 개천절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연휴를 앞두고 대구국제공항 국제선 체크인 카운터가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저비용항공사(LCC)의 안전성 우려가 확산했지만, LCC 업계의 국제선 이용자 수는 되레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LCC가 단거리 노선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요 방어에 성공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업계에선 수개월 간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국토교통부가 제공하는 항공통계에 따르면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LCC로 출국한 승객 수는 27만7천80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했다. 이는 승객들이 참사 이후에도 일정 취소·변경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구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참사 직후 여행상품 취소 절차와 비용 등을 문의하는 고객이 일부 있었다"면서도 "결국 취소까지 간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참사가 여행 수요에 미친 영향은 미미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행객들은 불안감을 드러내면서도 일본이나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에서 LCC 경쟁력이 뛰어나나고 입을 모았다.

20대 강모 씨는 참사 이후 제주항공 예매를 취소하고 진에어의 일본행 비행기 티켓을 새로 끊었다. 강씨는 "비용 등을 따져볼 때 LCC 전체를 배제하면 대안이 아예 없는 수준"이라며 "일행들과 사고가 난 항공사나 여객기 기종만 피해보자고 상의했다. '참사 이후 오히려 안전관리를 철저히 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고 했다.

여행업계에서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올해 설 연휴가 최대 9일까지 늘어나면서 LCC 국제선 항공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반해 LCC업계에선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일반적으로 여행 계획은 수 개월 전부터 잡아두기 때문에, LCC를 향한 불안감이 반영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티웨이항공 측은 해당 기간 출국 승객이 9.6% 늘어났음에도 "이를 이용자 증가의 유의미한 근거로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전년·전월, 지난 분기 등 비교적 넓은 시점의 추이와 비교해봤을 때 최근 수요에 유의미한 변동이 있다고 보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 개월을 앞서 가는 항공기 예약 특성상 최소 1분기는 끝나야 참사의 영향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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