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내란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고집하자 순리를 거스르는 무리수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형사소송법이 불구속 수사를 대원칙으로 천명하고 있음에도 공수처가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높지 않은 현직 대통령 체포를 위해 '꼼수'까지 동원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법원이 한꺼번에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충분한 방어권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과 비교하면 형평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에 힘이 실린다.
여권에선 공수처가 역량부족에도 가용한 모든 변칙을 동원해 체포영장 집행에 골몰하는 이유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마녀사냥 식으로 끌고 가려는 불순한 의도라고 비판하고 있다.
판사 출신의 6선 중진인 주호영 국회부의장(대구 수성구갑)은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형사소송법에서는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라면서 "윤 대통령은 직무가 잠정 중단됐을 뿐 지금도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자 국가 원수"라고 규정했다.
이어 주 부의장은 '불구속 수사를 규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198조에 입각하면 경찰 병력이 대통령경호처 병력을 무력화시키면서 대통령 관저에 들어가서 윤 대통령을 체포하는 일이 과연 온당하냐'고 지적했다.
특히 주 부의장은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에서 국가 원수를 수갑 채워 끌고 갈 무슨 이유가 있느냐"면서 "아무리 명백한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고 해도 피의자의 기본권 제한은 과잉금지 원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불구속 수사 필요성은 여당 내 율사 출신들이 그동안 꾸준하게 제기해 왔다.
검사 출신인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도 최근 지도부회의에서 "단지 직무가 정지됐을 뿐인 대통령에 대해 형사소송법 원칙에 따라 임의수사 방식으로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전 의원도 불구속 수사를 받은 바 있다"고 형평성을 지적했다.
심지어 변호사 출신인 이상민 전 국회의원은 최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공수처나 경찰이 이렇게 현직 대통령을 구속시키려고 난리 피는 것은 자신들의 말하자면 영웅 심리를 채우려고 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고 실제로 지혜롭지는 않다고 생각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무엇보다 여권에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형평성 측면에서도 수사기관이 의욕과잉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에서 법원이 이 대표의 방어권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사례에 비추면 윤 대통령에 대한 방어권 논의는 전무한 실정이라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한 중진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의 직을 거두는 사안은 속도보다는 정확이 중요하다"면서 "신중을 기해야 헌재의 판결에 대한 국민들의 수용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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