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출 덮친 '트럼프 관세' 내수 위협하는 '중국 공습'

한국 경제 비상등 산업 현장 불안
샤오미 '국내 법인 설립' 확정…전기차 1위 BYD도 공식 진출
韓은 탄핵정국에 지원책 스톱…반도체법·新원전사업도 답보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친환경 차 수출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은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 부두. 연합뉴스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친환경 차 수출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은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 부두. 연합뉴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 첫날인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 중국 TCL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AI 로봇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 첫날인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 중국 TCL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AI 로봇 '에이미' 시연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경제가 중국의 거센 '내수 공습'에 직면했다. 유통에서부터 전기차, 반도체 등 미래 신산업과 게임·엔터테인먼트 등 다방면에 걸친 '차이나 습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전쟁' 만큼이나 국내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글로벌 3위 스마트폰 제조사로 알려진 중국 샤오미는 최근 국내 법인을 설립하며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는 단순히 제품을 수출하는 수준을 넘어 직접적인 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 마련이라는 점에서 한국 기업들에게 위기가 되고 있다. 샤오미 외에도 알리바바, 테무 등 중국의 주요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이미 지난해 한국 유통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 바 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인 중국 BYD의 한국 진출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산업 분야에서도 중국이 한국을 따라오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중국 전기차 브랜드는 최근 독일 자동차의 아성을 무너뜨리기도 했다.

중국 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자국 내 경제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중국 내 소비가 위축되면서 인접 국가인 한국을 새로운 시장으로 적극적으로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높은 구매력을 보유한 시장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이러한 점에서 중국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진출지로 떠오르고 있다.

결국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한국은 극심한 내수 부진 속에서 중국의 거센 습격과도 싸워야 하는 상황이 됐다.

무엇보다 중국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대규모 지원을 바탕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한국 정부는 탄핵 정국에 가로 막혀 기업들을 위한 지원책이 멈췄다. 반도체법과 같은 주요 산업 관련 법안은 제자리 걸음이며 산업 성장을 위한 안정적인 전기 생산에서도 정부는 거야의 주장에 막혀 신규 원전 건설을 축소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을 과거 '저가 제품'만 만들던 곳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이미 중국은 정부가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입해 정보통신기술(ICT)이나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반면 한국은 노동법 등 각종 제약으로 기술 개발에 쏟을 시간과 비용마저도 부족한 상황이다.

손수석 경일대 국제통상학전공 교수는 "기술 개발과 혁신이 있어야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이를 위한 정부의 지원책이 당장 필요하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은 미국 시장을 대신해 한국 등 다른 나라로 자국 기술 제품을 저가에 밀어낼 수 있다. 이러한 무역 분쟁에 대해 '경제 외교'를 할 컨트롤 타워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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