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산불이 계속 확산하는 가운데 소방용수가 바닥나면서 마지막 수단으로 바닷물까지 퍼나르고 있다. 특히 산불 확산 원인을 두고 캘리포니아주의 잘못된 치수정책과 가뭄 등 의견이 분분하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LA 카운티 소방당국은 소방용 항공기 봄바디어 CL-415 '슈퍼 스쿠퍼' 2대로 태평양 바닷물을 퍼와 가장 피해가 심각한 퍼시픽팰리세이즈 지역의 화재 진화에 사용하고 있다.
슈퍼 스쿠퍼 2대 중 1대는 9일 불법 비행 중이던 드론과 충돌해 수리 중이며, 나머지 1대는 바닷물을 퍼나르는 임무를 계속 수행하고 있다.
슈퍼 스쿠퍼 소방용 항공기는 부식성 물질을 견딜 수 있으며, 바다나 호수 등에서 한 번에 6천 리터(L)의 물을 퍼날라 공중에서 살포할 수 있다.
바닷물을 소방용수로 사용할 경우 진화 효과 자체는 민물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하지만 염분이 토양에 남아 농사가 불가능해지는 등 환경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
산불 확산 원인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LA 산불이 발생한 뒤 민주당 소속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잘못된 치수 정책 탓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8일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뉴섬 주지사는 북쪽에서 내린 많은 양의 비와 눈으로 생긴 수백만 갤런(1갤런은 3.78ℓ)의 물을, 캘리포니아의 여러 지역에 매일 흘려보낼 수 있게 하는 물 복원 선언에 서명하기를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물을 적게 공급하면서 '스멜트'(smelt)라 불리는 본질적으로 쓸모없는 물고기를 보호하기를 원했고, 캘리포니아 주민은 신경 쓰지 않았다"면서 "지금 그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뉴섬 주지사실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물 복원 선언과 같은 문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트럼프의 언급)은 순전한 허구"라고 반박했다. 뉴섬 주지사실은 또 "주지사는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소방관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자원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겨울 가뭄이 원인이라는 견해도 있다. 산불을 급속히 키운 것은 일명 '악마의 바람'으로 불리는 국지성 돌풍 '샌타애나'가 주범으로 지목되지만, 극도로 바짝 마른풀과 나무들이 도처에서 산불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가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LA 카운티 내 982만명 인구의 100%가 가뭄의 영향을 받고 있다. 작년 11월 기준으로 지난 130년간의 동월 평균 기록상 21번째로 건조한 날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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