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암아동문학회를 조직하고, 혜암아동문학상을 제정한 대구아동문학계의 참어른인 최춘해 선생이 지난 13일 별세했다.향년 만 93세.
196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동시 부문에 당선작 없는 가작으로 뽑히면서 등단했다. 경북 상주 출신인 최 선생은 1951년부터 1998년까지 상주지역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던 시절 시를 써서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학교 소식지에 동시를 써서 싣기도 했다. 그러다가 상주 지역 초등학교에 있던 글짓기 지도 교사들이 모여 일주일에 한 번씩 '상주 글짓기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활동했다.
'상주 글짓기회'는 이후 '상주 아동문학회'로 이름을 바꿔 아동문학에 대한 작품활동을 고민하고 연구하게 된다. 최 작가는 이때 활동반경을 더 넓혀 1965년부터는 '한국 아동문학 교단 동인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최춘해 작가는 동시 작가들 사이에서 '흙의 시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1969년부터 '흙'이란 소재로 쓴 100편에 가까운 연작시 때문이다.그의 동시 '흙' 연작 여덟 편은 1979년 세계 아동의 해를 맞아 문교부가 개최한 전국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 작가가 하고많은 자연의 소재들 중 '흙'을 선택한 이유는 "자연의 대단함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자연을 잘 대표하는 소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은 100여편에 이른다. 동시집으로는 '시계가 셈을 세면', '생각이 열리는 나무', '젖줄을 물린 흙', '흙처럼 나무처럼', '흙의 향기', '엄마가 감기 걸렸어', '말 잘 듣는 아기' 등이 출간됐다.
학교를 퇴임한 뒤 2003년 그루출판사의 도움으로 최춘해아동문학교실을 개설했다.지금 이름은 혜암아동문학교실이다.이어 혜암아동문학회를 조직하고, 혜암아동문학상을 제정해 매년 시상하고 있다.국내에서 시상하는 아동문학상 23개 중 시상금을 주는 5개 문학상에 포함된다.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최춘해 선생은 5천만원을 미리 내놓았으며 아파트를 판 돈 2억원을 더 보태기도 했다.몇년전 아들들이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기 위해 사재를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아동문학상 심사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기부금은 이제 자신의 돈이 아니라는 철학 때문이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장순자 씨와 자녀 최병창·병성·정선 씨 있다.빈소는 대구파티마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16일 오전 9시. 대구문인협회장(장례위원장 안윤하 대구문인협회장)으로 거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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