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지난 2017년부터 추진해 온 '4차산업혁명 청년체험단'(이하 청년체험단)의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시의 지원으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를 경험한 청년들은 이를 무기 삼아 대구 창업 생태계를 넓혀가고 있다. 올해 CES에서는 청년체험단 출신 창업가가 CES 혁신상을 수상하는 쾌거도 이뤄냈다.
14일 대구시와 경북대학교 산하 첨단정보통신융합산업기술원(이하 첨단기술원)에 따르면 청년체험단은 지역 청년을 대상으로 첨단기술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도전정신과 글로벌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이들은 시의 지원을 받아 CES와 실리콘밸리 등을 탐방한다. 지금껏 대구 청년 196명이 수혜를 입었다.
청년체험단 4기로 활동한 임주환(24) 네모감성 대표는 올해 기업으로 CES에 첫 참가해 코딩 기반 음악 제작 플랫폼 '허밍블럭스'로 콘텐츠&엔터테인먼트부문 혁신상을 수상했다. 허밍블럭스는 시각장애인도 음악으로 코딩을 배울 수 있는 장난감으로 악기 모양의 블럭들을 조립 후 앱으로 촬영하면 음악이 실행되는 방식이다.
임 대표는 "청년체험단 활동이 아니었다면 CES 참가는 꿈도 못 꿨을 것이다. CES에 직접 참관하면서 언젠가 내 기술을 이곳에서 선보여야겠다는 열망을 갖게 됐다"며 "당시 청년체험단을 함께 했던 이들이 회사 초창기 팀원으로도 활동했다. 네트워킹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 외에도 청년체험단 출신 창업가들은 대구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애아동의 경제적 독립을 목표로 장애 예술가 발굴 및 지원 사업을 하는 이희은(31) 러플 대표(청년체험단 6기)는 CES에 다녀온 뒤부터 생성형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이 대표의 러플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예술분야 초기창업 지원사업 대상으로도 선정됐다.
이 대표는 "지난해 CES에서 수십 곳의 기업을 돌며 소개된 기술을 장애인은 어떻게 활용하는지 물어봤었다"며 "당시 비장애인뿐 아니라 장애인을 위해서도 AI가 적극 활용돼야 한다고 느꼈고 갔다 온 뒤 곧바로 사업에 접목했다. AI 덕분에 장애 아동들이 그린 캐릭터가 똑같은 그림체를 유지하며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다"고 했다.
식용곤충 관련 사업으로 10억원 규모의 연 매출을 올리고 있는 배지환(23) 올리프 대표(청년체험단 3기)는 CES에 다녀온 뒤 곧바로 창업에 성공했다. 배 대표는 "평소 곤충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CES에 가보니 스마트팜 관련 기술만 있을 뿐 곤충 관련 사업을 하는 곳이 안 보였다. 창업을 하게 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 순간"이라고 밝혔다.
AI를 활용해 사진 촬영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동균(25) 프로젝트빌드업 대표(청년체험단 5기)도 CES에 다녀온 뒤 창업을 한 사례다. 하 대표는 "CES와 실리콘밸리를 탐방하면서 해외 스타트업 대표들의 적극적인 도전정신을 보게 됐고,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법도 알게됐다"며 "창업을 하고 어려운 순간이 많았지만 이때 경험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로봇 소프트웨어 기업 '네오에이블'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주성민(23) 씨(청년체험단 5기)는 청년체험단 활동을 통해 삶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주 씨는 "미국에서 만난 해외 바이어들의 능동적인 모습을 보고 수동적이었던 나의 태도도 고치게 됐다"며 "CES 이후 첫 창업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바뀐 태도 덕에 여러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조만간 또 다른 기술로 창업을 할 것"이라고 했다.
청년체험단 운영을 담당하는 박혜진 첨단기술원 운영기획부장은 "청년체험단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많은 글로벌 빅테크기업도 작은 스타트업에서 시작한 만큼 대구 청년들의 창업이 미래 지역 산업을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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