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이용학] 청색기술 일자리

이용학 한국전기조합 전 기술위원
이용학 한국전기조합 전 기술위원

경북의 '분산형 에너지 지역별 자급률'이 216%로 전국 최고다. 경북도청 에너지산업과를 찾아 어떤 산업에 관심이 있는지 알아봤다. 에너지산업과가 에너지산업국으로 승격되었음을 확인하고 기술인으로 크게 감동을 받았다.

전라남도는 일찍이 에너지산업국으로 승격시키는 등 에너지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해 에너지관련 산업밸리를 지원을 위해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의 지정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했다. 특별법을 계기로 에너지밸리기업개발원을 설립했고, 에너지밸리 클러스터 및 산업단지에 관련 기업 310사가 입주했다. 한국전력대학교 설립 등 에너지산업을 선점한 나주혁신도시 역시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해 여러 관련 기관들이 포진해 있어 에너지산업이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거창군과 경상남도는 전국 최초로 승강기 밸리(산업)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사업 초기에 분양가 90% 입지보조금 및 금융, 시제품 제작비, 승강기안전인증비용, 직원사택 월세 등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22개 기업을 유치했다. 현재 37개 중소기업이 들어와 700여개 일자리 창출, 연매출 2천억원 달성 등 거창군의 전략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2016년 배전반의 자연대류형 외함을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 단체표준으로 개정한 기업이 지역 업체다. 대구·경북 배전반협의회 21개 업체 대표들이 대구시에 단체표준을 이용해 지역 배전반 수주 활성화를 위한 조례 제정을 청원했었다. 하지만 공공기관이 우수기술과 제품들을 우선 활용하는 법령이 존재함을 이유로 조례 제정이 되지 못했다.

기술도 없는 타 지역 기업을 지역으로 유치하기 위해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대구시 전 지역이 아파트 재개발로 많은 건설 발주가 되었으나 주민들의 브랜드 선호와 자본력의 강점인 대기업 건설사의 수주 천국으로 변질됐다. 아파트 건설시 소요되는 배전반 역시 영세성으로 대기업에 입찰 참여 등록조차 할 수 없는 것이 지역 배전반업체의 현실이다. 만약 조례가 제정되었다면 신축되는 아파트에 우수한 품질의 제품이 제공되고, 이에 따라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을 것이다.

변압기의 경우 최저효율변압기에 비해 가격 차이가 크게 나는 표준효율변압기를 정부에서 사용 권장하고 있다.

자연대류형 외함은 기존 함체보다 내부온도를 10~20℃ 하강시켜 변압기 무부하손실 4~8% 감소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0~15% 감소시키는 등 내장된 기기의 성능 향상과 수명 연장 등 많은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에도 가격 차이는 크게 없다.

배전반은 24시간 365일 운전되는 핵심 설비다. 지역에서는 TK신공항, 신한울 3·4호기 등 많은 공공사업이 계획 또는 진행 중이다. 2천300여 전기공사 업체가 소요되는 배전반 및 계장반, 신호제어반 제작에 소요금액 추산 4천500억원(23년 전국 공사 총실적액 36조6천30억)으로 보면 외함이 금액이 500억정도 된다.

외함의 90%이상 수도권에서 구매 제작하고 있다. 승강기 밸리 육성 조례처럼 자연대류형 외함 육성 조례가 제정된다면 전기설비의 기초산업인 외함 산업으로 150명이상 고용이 가능하고 연간 1만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투자 예상 금액이 200억원이며 이를 통한 세수가 20억원으로 추정된다.

대구경북이 전국 원자력발전소의 50%인 12기를 보유하고 있고, 추가로 2기가 완공되면 에너지 자급률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추가로 대용량 전력 소비업종 기업과 AI 전산센터 유치도 유리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이산화탄소 감축과 지역 일자리 산업을 추구하는 청색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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