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대구 서구의 한 하수관로에 보라색 폐수가 유입되면서 서구청이 재발방지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선 이 같은 노력보다도 서구청이 부실한 초기 대응으로 폐수 유입 경위 파악에 실패했고, 이에 따라 재발방지책의 실효성도 떨어지게 됐다는 비판이 앞선다.
16일 서구청에 따르면 서구청 및 대구지역환경관계기관들은 지난 14일 공단천 하수관로 폐수 유입 건에 관한 공동 대응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8일 서구청이 공단천 하수관로에 보라색 폐수가 유입됐다는 민원을 받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이날 회의에는 대구환경청 환경관리과, 대구시 수질개선과 및 섬유패션과, 서구청 건설과 및 생활환경과, 대구염색산단관리공단,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달서천사업소 등이 참석했다. 논의사항은 ▷신속한 대응을 위한 모니터링 강화 ▷관계기관 공동 대응 ▷염색산업단지 폐수관로 관리 강화 ▷산업단지(염색산단·3공단) 폐수배출사업장 관리 철저 등이었다.
한편 그동안 서구청이 재발방지책 마련과 병행해온 폐수 유입 배경 조사는 끝내 소득 없이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폐수 유입 당일 오후 서구청은 유출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인근 하수도 산성도(㏗)측정과 색도 확인을 진행했지만 폐수 유입 지점 파악에 실패했다. 대구환경청과 인근 사업장을 점검한 것도 소득이 없었다.
이후 폐수는 관로를 따라 달서천 하수처리시설로 흘러갔고, 별다른 현장 보존·채증 작업은 없었다. 이는 지역사회에서 일찌감치 추가 조사 성과가 사실상 전무할 것이라 전망한 이유기도 하다. 당시 서구청은 시설 구조상 채수가 어렵다며 시료 채취를 진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서구청의 부족한 사전·초기 대응이 원인 파악 실패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출처 파악과 원인 규명에 실패하고 세우는 재발방지책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겠냐는 의문도 나온다.
이날 폐수 유입을 최초로 목격했던 이주한 서구의원은 "구청에선 '1년에 두어 번 있는 일'이라 하던데, 문제를 인지했다면 대응 메뉴얼이라도 만들어 둬야 하는 것 아니냐. 애초에 반복되는 문제 현상을 방관하는 것부터가 적절치 않다"며 "초기대응을 철저히 했다면 원인을 밝힐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여러모로 아쉽다"고 말했다.
한 서구 주민은 "어디서 어떻게 나온지도 모르는 폐수를 어떻게 막겠다는 건지 의문"이라며 "이런 식으로 덮어놓고 세우는 대책이 얼마나 효과가 있겠냐"고 꼬집었다.
이와관련 서구청은 당시 시료 채취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으며, 앞으로는 폐수 유입 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염색산단 입주 업체들의 공정이 대부분 유사해 폐수 성분을 안다고 해도 출처 규명에 큰 도움이 되진 않았을 것이라 판단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관계기관 비상 연락망을 구축하는 등 대응력 강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댓글 많은 뉴스
文 "어느 때보다 어려운 설 명절…나라 정상화되길"
홍준표 "조기대선은 정권교체 아닌 권력교체돼야"
尹, 구속기소에 "각오한 일…책무를 완수하기 위해 가는 길"
억대연봉 국회의원, 설 상여금 425만원…일반 직장인의 5배
文, '日강제동원' 이춘식옹 별세에 "부끄럽지 않은 나라 만들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