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등급제로 내신 부담 덜었나…고교학점제 시행 앞두고 특목·자사고 다시 인기

대구 지역 특목·자사고 모두 신입생 경쟁률 상승
자율 교육과정 운영 등으로 학생부 기록에도 유리

학생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학생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5학년도 대구 지역 특수목적고(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경쟁률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내신 등급이 완화되면서 특목·자사고가 입시에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매일신문 취재 결과, 대구 지역 특목고 3곳(대구외고·대구국제고·대구일과학고)과 자사고 1곳(대구계성고)의 2025학년도 신입생 경쟁률(일반전형)이 전년 대비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구외고 0.97대 1에서 1.25대 1 ▷대구국제고 1.19대 1에서 1.76대 1 ▷계성고는 0.96대 1에서 1.46대 1로 증가했다. 세 학교 모두 최근 5년간 경쟁률 가운데 올해가 가장 높았다. 대구일과학고는 3.05대 1로 전년 2.97대 1 대비 소폭 상승했다.

대구 지역 한 특목고 관계자는 "지난해 예비 고1 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열린 설명회에 전년보다 3배 정도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입시 업계에서는 특목·자사고 경쟁률이 상승한 원인에 대해 올해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내신 성적이 5등급제로 완화되며 내신 부담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내신 성적이 석차 9등급에서 5등급제로 바뀌면 1등급 비율은 4%에서 10%로, 2등급 비율은 누적 11%에서 누적 34%로 확대된다. 이는 상위권 학생들이 몰리는 특목·자사고에서 내신 성적 받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해진다는 의미다.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실장은 "그동안 특목·자사고에서는 치열한 경쟁 탓에 높은 내신 점수를 따기 쉽지 않았다"며 "새로운 교육과정과 입시제도로 내신 부담이 완화되고 상대적으로 수능의 비중이 증가하며 특목·자사고로 몰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내신 5등급제가 될 경우 상위권 대학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특화된 특목·자사고가 일반고보다 더 유리해진다는 예상도 나온다. 내신 변별력이 낮아져 내신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대학에서 학생들을 선발할 때 정성평가 방식의 학생부 반영 비율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특목·자사고는 심화 교과·논술 등 자율적 교육과정과 질 높은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학종에서 일반고보다 진학 성과가 좋은 편"이라며 "그동안 차별화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고교학점제 상에서도 유리한 부분이 유지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내신 변별력을 위해 수도권 명문대 일부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강화하거나 학생부 반영 비율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25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 최초합격자의 45%가 영재고나 특목·자사고 출신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목·자사고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예비 중3을 대상으로 한 입시 학원 등 사교육 증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은 "특목·자사고 경쟁률과 고교학점제를 아직 정확히 연계할 순 없다"면서도 "특목·자사고 경쟁률이 올라가면 사교육 시장에서는 해당 학교에 대비한 마케팅이 높아질 거고 이에 응하는 수요자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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