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국 중국 반도체 제재 강화…삼성·TSMC 영향은 크지 않을 듯

中 군사 현대화·화웨이 지원 업체 대상
올해도 AI칩 시장 성장 가능성 높아

미국 상무부가 중국을 첨단반도체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추가 조치를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합뉴스
미국 상무부가 중국을 첨단반도체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추가 조치를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 퇴임을 앞두고 대(對)중국 제재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 분야 중국 기업 20여곳을 무더기로 거래 제한 리스트에 추가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물론 대만의 TSMC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 압박 수위 높이는 미국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발표한 두 건의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정책에서 중국과 싱가포르의 AI·컴퓨팅업체 27곳(중국 25개·싱가포르 2개)을 우려거래자 목록(entity list)에 새로 포함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새로 추가한 기업 가운데는 중국 알리바바·텐센트가 투자자로 참여한 '즈푸AI'(Zhipu AI)가 포함됐다. 미 정부는 즈푸 AI가 AI 연구를 통해 중국의 군사적 현대화를 돕는다고 해석했다. 또 다른 업체 '소프고'(Sophgo)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미국 제재 대상인 화웨이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소프고가 대만 TSMC에서 주문·제작한 반도체와 화웨이 AI 시스템에 사용된 반도체가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규제안에는 14㎚(나노미터·10억분의 1m)나 16nm 이하 반도체와 관련, 별도의 세계적 통제에 따라 제한을 받고 이를 중국 등에 팔려면 정부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종전 규제가 '7나노 이하'였던 것에 비해 제재 강도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인텔, TSMC, 글로벌파운드리, ASE 등 BIS가 승인한 반도체 조립·테스트업체는 24곳으로, 이들 업체는 미국의 규제 적용을 받게 된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미국은 경제·무역·과학·기술 문제를 정치화·안보화·도구화하고 끊임없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를 높이면서 타국을 위협하고 중국 반도체 산업을 탄압한다"며 "이런 행위는 글로벌 반도체 사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결국 자신에게 해를 입힐 것"이라고 밝혔다.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 26회 반도체 대전 SEDEX 2024에 TSMC 간판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 26회 반도체 대전 SEDEX 2024에 TSMC 간판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 반도체 업계 영향은 크지 않을 듯

다만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우려 거래자 목록에 신규로 포함된 업체들은 중국 군사 부문과 미국 제재 대상인 화웨이 지원 의혹을 받는 업체들이 대부분"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규제는 올해 D램 생산능력 기준 4위로 예상되는 중국 최대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CXMT)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1분기가 투자 비중을 확대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전년과 유사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개선 폭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는 AI 산업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실적을 보면 순이익은 3천746억8천만 대만달러(약 16조5천700억원)로 2023년 4분기보다 57% 증가했다.

로이터는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을 분석해 제시한 예상치 3천779억5천만 대만달러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TSMC는 올해 1분기 매출액 전망치를 250억∼258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매출(188억7천만 달러)보다 32% 증가하는 것으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44억 달러)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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