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野 주도 '계엄 특검법' 본회의 통과…與 "거부권 행사해야"

민주당 발의 '내란 특검법'에 각종 독소 조항 제거
野 '인지 사건' 수사 대상 지정…'별건 수사 논란' 자초

17일 밤 속개된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이 통과된 뒤 야당 의원들이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밤 속개된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이 통과된 뒤 야당 의원들이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주도해 발의한 '내란 특검법'에서 대폭 축소된 내용의 특검법이 17일 국회를 통과했다. '외환죄'와 '내란 선전선동' 등을 특검 수사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국민의힘이 요구한 것을 민주당에서 전격 수용한 셈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애초에 넣지 말았어야 했던 것"이라면서, '인지 사건'을 수사 대상에 넣은 것 등을 이유를 들어 거부권 행사를 예고했다.

이날 국회는 오후 1시 반쯤부터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가 각각 발의한 '내란 특검법'과 '비상계엄 특검법'의 단일 안을 만들기 위한 협상을 다섯 차례에 걸쳐 진행했으나 오후 8시 반 최종 결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후 민주당은 기존 내란 특검법에서 수사 대상을 11개에서 6개로, 수사 기간도 130일에서 100일로, 검사와 수사관 등 규모도 상당 폭 줄인 수정안을 본회의 직전에 제출해 통과시켰다. 이를 두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거부권 행사를 할 명분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특검법은 재석 274인 가운데 찬성 188표, 반대 86표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에선 안철수 의원이 가결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자기들 마음대로 강행 처리했다"며 "외환죄‧내란 선전선동죄는 애초에 넣지 말았어야 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을 실컷 선동하고 여야 협상이 결렬되니까 뺀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수사 대상으로 '하급장교와 부사관'을 언급했다며 "특검을 도입해 수사할 대상이 없으니까, 궁여지책으로 만든 말"이라며 "국민들로부터 지탄받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인지 사건' 수사 조항은 '독소 조항'이라고 비판했다. 이 조항으로 국민의힘 의원 전원에 대한 수사하거나, 수사 대상에서 제외한 외환죄와 내란 선전선동죄도 수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형사소송법에서 금지하는 별건수사를 허용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언론브리핑 규정이나 민주당 출신을 특검으로 임명하게 하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권 원내대표는 최 권한대행에게 즉각 재의요구권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야당이 일방 처리한 위헌적 특검에 대해 즉각 재의요구를 행사하라"고 했다.

민주당은 정부, 여당이 거부권을 행사할 명분이 작아졌다고 주장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앞서 "국민의힘 주장을 전폭적으로 수용한 안이고 여야가 합의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국민의힘은 이제 민주당의 수정안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 권한대행은 특검법이 통과되면 수용하고 곧바로 공포하라. 국회 입법권을 존중하는 것이 삼권분립 헌정질서를 지키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날 민주당이 특검법 세부 내용으로 여권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하자, 최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 후에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표결 전망과 관련해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의 불필요한 조항을 뺀 법안으로 당 의원들 대다수가 동의했기 때문에 비상계엄특검법도 발의할 수 있었다"며 "재의요구를 해서 (국회에) 돌아오면 당 의원들도 반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국회의장실을 나서며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국회의장실을 나서며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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