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학병원으로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추가모집에도 한자리수지원

19일 전공의 모집 마감, 경북대 4명 가장 많아
정부 '수련 특헤' 당근책 먹히지 않아
의료계 "전공의 돌아올 명분 없어"…정부탓

10일 오후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후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2월 병원을 떠난 전공의(레지던트)들이 올해도 돌아오지 않을 전망이다.

마감기한을 이틀 연장해 19일까지 진행한 전공의 모집에서 지원자수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수련 특례'라는 당근책에도 지원자는 한 자릿 수에 그쳤다.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 221곳은 19일 전공의 모집을 마감했다.

매일신문이 이날 오후 4시 대구 시내 7개 수련병원(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계명대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대구파티마병원, 대구의료원)의 전공의 모집 결과를 종합해 본 결과 경북대 4명, 계명대동산병원에서 2명, 대구의료원에서 1명이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파티마병원과 영남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지원자가 없거나 지원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모집 정원은 경북대병원 85명, 영남대병원 58명, 계명대 동산병원 59명, 대구가톨릭대병원 42명, 대구파티마병원 20명, 칠곡경북대병원 23명, 대구의료원 4명이다.

대구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이번 모집에도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모집에도 한자릿 수라는 게 답답한 부분이 있다"며 "올해 병원 운영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5대 상급종합병원인 '빅5'조차 지원자가 1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사직한 레지던트 상급년차가 총 6천544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참담한 지원율이다.

지난해 7~8월 진행된 2024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인턴과 레지던트 모두 포함해 지원자가 125명에 그쳤다. 이번 모집의 최종 결과 역시 그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응시한 전공의들의 면접(20∼22일)과 합격자 발표(23일) 일정은 변동 없다.

전공의 지원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제시한 수련·입영 특례는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한 모양새가 됐다.

정부는 이번 모집에서 사직한 전공의가 1년 이내 동일 과목·동일 연차로 복귀할 수 없는 제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수련 특례'와 복귀를 원하는 전공의의 경우 수련을 모두 마치고 병역 의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입영을 연기해주겠다고 한 '입영 특례' 등으로 복귀를 유도했다.

그러나 사직 시점에 요구한 의대 증원 백지화 등 요구가 지켜지지 않아 상황이 달라진 게 없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있는데다, 복귀 여부를 고민하는 이들도 2월 있을 추가모집까지 기다려본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에서는 이미 사직 전공의 대다수가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의정갈등이 11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으나 전공의들이 최우선으로 요구했던 '천명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전면 백지화'을 비롯해 7대 요구안을 여전히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가 전공의 7대 요구안을 수용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돌아갈 길만 열어주겠다고 하는 상황이다. 지난 가을에도 있었던 일"이라며 복귀에 부정적인 의사를 밝혔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도 "정부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구체적인 계획 없이 후속 조치에 불과한 전공의 수련·입영 특례 방침을 발표했다"며 "대단한 특혜를 제공하는 듯 말하지만 주제에 벗어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복지부는 이번 모집에서 발생한 결원은 다음 달 추가 모집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경우 병무 일정상 입영특례 적용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복지부는 "추가모집 대상, 자격, 특례 등은 별도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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