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휴 앞두고 반려동물 맡길 곳 찾아 삼만리… "유기·비용부담 해결 위해 지자체 나서야"

반려동물 맡긴 경험 40.8%, 대구시 내 관련 업체도 상당
대구시 "아직 논의 전… 만족도·효율성 따져야"

지난해 7월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에 걸린
지난해 7월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에 걸린 '야생들개 출현 경고' 현수막 앞으로 어린이가 지나가고 있다. 최근 이곳은 야생화된 유기견들이 잇따라 목격돼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매일신문 DB

명절이나 휴가철 마다 반려동물 유기 사례가 급증하면서 반려인들을 중심으로 설 연휴를 앞두고 대구시가 직접 반려동물 위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늘어나면서 명절이나 긴 여행, 입원 등 반려동물 위탁 수요는 늘어나는 추세다. KB금융그룹 '2023년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동물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40.8%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위탁을 전문으로 하는 시설도 적잖다. 대구에서 동물위탁관리업 업체 중 상표명에 호텔을 표기한 곳은 19곳에 달한다.

대구 북구에서 애견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평소보다 명절에 예약이 훨씬 많다"며 "먹이를 주거나 잠을 재우는 것뿐만 아니라 반려견 건강에 좋은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다보니, 집에 혼자 두기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늘어난 위탁 수요만큼 유기된 반려동물도 증가 추세다.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설 전후로 대구에 접수된 유기동물은 모두 74마리다. 2022년 42마리였던 설 유기동물은 2023년 52마리에 이어 지난해 대폭 늘었다.

유기 반려동물이 지역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직접 위탁소 운영에 나선 일부 곳도 있다. 서울의 7개 자치구는 맡길 비용이 부담되는 취약계층이 장기간 집을 비울 경우, 최대 5일까지 반려동물을 보호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구와 협약을 맺은 위탁소에 반려견을 맡기면 구가 이용 비용을 지원하는 형태다. 올해는 17개 구에서 위탁소를 운영하고, 1인 가구도 반려동물을 맡길 수 있도록 혜택을 확대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구시도 반려동물 위탁 사업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임미연 달서구의회 의원은 "유기 반려동물 상당수가 맡길 데가 없거나 비용 문제로 양육을 포기하면서 발생한다. 반려동물과 양육자 모두의 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해 공공 펫시터 정책이 필요하다"며 "구민을 대상으로 전문가 양성 교육을 하고, 현장에 투입하면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도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는 당분간 반려동물 위탁 사업 계획은 없다며 보호센터를 통해 반려동물 유기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장현철 대구시 농산유통과장은 "만약 대구 다른 구군에서 먼저 사업이 시행된다면, 시민들의 만족도나 사업 효율성을 따져 확대 운영을 검토할 수 있다"며 "연휴를 앞두고 늘어나는 반려동물 유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유기동물 보호 센터 운영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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