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 휴일, 권장 휴무'로 눈치 안보고 최대 9일까지 설 휴가

모든 국민 대상 설 승차권 예매가 시작된 8일 오전 서울역 전광판에 환불 위약금 변경 내용이 나오고 있다. 코레일은 설 특별 수송기간인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2일 승차권 환불 위약금을 2배 상향한다. 연합뉴스

국내 일부 대기업이 설 명절을 앞두고 '샌드위치 휴일'인 오는 31일을 휴무 또는 권장 휴무일로 지정하면서 설연휴가 최대 6일에서 9일로 늘어나게 됐다.

정부가 오는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데 이어 사회 전반에 걸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트렌드 확산에 발맞춰 일부 기업들이 직원들의 휴식을 보장해 주기 위해 이같은 선택을 한 것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임시공휴일은 27일부터 31일까지 쭉 쉰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현대위아, 현대제철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들도 31일까지 휴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노사 단체 협상에 따라 오는 31일을 휴일로 정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등 LG그룹의 상당수 계열사는 오는 31일을 유급 휴무로 운영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평소 구성원에게 "바쁘더라도 몸과 마음을 비워내는 휴식을 가져야 미래를 위한 채움에 몰입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GS그룹 지주사인 ㈜GS는 취업규칙상 명절 연휴 다음날인 31일이 휴일로 자동 지정됐다.

SK하이닉스도 노사 협의에 따라 설과 추석 연휴 다음날(명절 당일의 다다음날)이 평일인 경우에는 지정휴무일로 운영한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도 31일 단체 연차 소진 방식으로 9일 연속 휴무에 돌입한다.

에쓰오일(S-OIL)은 이미 지난해 말에 올해 업무 캘린더를 공지하면서 오는 31일 전 사원이 연차 소진 휴가를 쓰도록 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워라밸 데이'라는 명칭으로 샌드위치 휴일마다 쉰다.

포스코는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상당수 직원이 31일 휴가를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1월 '격주 주4일제 선택근로제'를 도입해 현재도 직원 절반이 매주 금요일 휴무를 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설 연휴 직후 이어지는 금요일에도 상당수 직원이 주4일제에 따른 휴무에 들어갈 예정이며, 나머지 직원들도 근무 조정이나 휴가 사용을 통해 긴 연휴를 즐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자율적으로 연차를 사용하게 하고, 한화그룹도 공동 연차, 휴가를 권장했다.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롯데건설 등 건설사들도 대부분 공동 연차 등을 사용해 31일까지 휴가를 보낸다

삼성물산과 삼성E＆A 등은 연차 사용도 권장하면서 직원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일부 직원은 선택권이 제한된다고 하지만, 상당수는 눈치를 보지 않고 샌드위치 휴일을 쉴 수 있어 지정휴무일이나 공동연차일로 정해진 것에 만족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