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향인을 만나다] 이재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장 "국가 보건의료 싱크탱크 기관으로 정착시키고 싶어"

경북고 57회·경북대 의대 핵의학과 교수로 30여년 재임…수필 여러권 발행, 종 수집가로 유명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사장,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장 등으로 지역사회·의료산업 봉사

이재태 원장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을 기존의 의료기술 평가 및 의료기술 연구 기관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국가 보건의료의
이재태 원장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을 기존의 의료기술 평가 및 의료기술 연구 기관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국가 보건의료의 '싱크탱크' 기관으로 정착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무성 객원기자

이재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장은 2023년 7월 국가보건 분야 싱크탱크 기관인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부임했다. 이 원장은 경북대 의대 핵의학과 교수로 대학에서 30여년을 재임하고 정년 퇴임했다. 뿐만 아니라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사장,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장 등을 지내며 지역 사회와 의료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경북고 57회 동기회장을 지내기도 한 그는 30년 이상 종 수집을 한 이색적인 취미가 있으며, 여러 권의 수필을 써 낼 정도로 인문학적 감수성이 뛰어나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2009년 보건의료기술 및 이를 이용한 제품(약품·의료기기)을 분석하고 평가해 국민 건강 증진을 도모하고자 개원했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의학 및 생명공학 논문 발표와 신개념 의료 기술을 검증해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체계에서의 수용성을 평가하는 업무로 시작했고, 점차 보건의료 기술평가 뿐만 아니라 보건정책 근거 마련과 평가로 그 역할이 확대됐습니다. 특히 디지털 대전환과 저출산-초고령화, 감염병 유행 등 보건의료 환경 변화에 대한 적극적 대응과 국가적인 현안 정책 수립을 위한 근거를 마련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정된 의료 자원의 효율적 분배를 위해 신의료기술의 평가에 더한 기존 의료기술의 재평가로 불필요한 의료기술을 퇴출하는 등 의료기술을 전주기 관리를 통한 국민 건강 증진에 주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15년 동안 본 연구원의 설립 근거인 보건의료기술진흥법을 토대로 한 의료기술 평가 및 의료기술 연구에서 더 나아가 보건의료 정책 수립을 뒷받침하는 국가 보건의료 '싱크탱크' 기관으로 정착해 나갈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재태 원장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을 기존의 의료기술 평가 및 의료기술 연구 기관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국가 보건의료의
이재태 원장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을 기존의 의료기술 평가 및 의료기술 연구 기관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국가 보건의료의 '싱크탱크' 기관으로 정착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무성 객원기자

-취임 후 보건의료연구원 역점을 두신 분야와 성과를 소개해주신다면

▶그간 정부, 보건의료 전문기관, 산업체 등과 소통하면서 본 연구원의 의료기술 평가가 의료산업을 '규제하는 목적'이 아니라 효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며 의료와 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공익기관임을 알리는데 노력했습니다.

융합의 시대에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의료기술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평가는 필수적입니다. 국제의학학술지에 1년에 40만건 이상의 논문이 게재되고 많은 신약과 의료기기와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이 자원을 환자 진료나 바로 쓸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효능 검증과 부작용 평가, 그리고 의료재정의 유연성 등을 고려한 합리적 결정을 위한 의료기술 평가를 공정하고 전문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나라는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고 우리나라는 보건의료연구원(NECA)은 국제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보건의료 정책 수립을 위한 기반 연구 발굴과 정책 평가, 주요 시범사업의 관리, 진료지침 개발등의 보건의료 분야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사업 확충에도 노력해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올해 보건의료연구원의 역점 분야는?

▶올해는 이미 입법 예고된 바와 같이, 개편된 신의료기술의 평가 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이 제도에 기반한 평가 방법도 업그레이드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 안전성 확보에 더욱 관심을 두겠습니다. 또한 의료자원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기존 의료기술의 재평가를 확대하고 법제화해 국민 친화적 건강보험 유지에도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보건의료 연구에서는 초고령 사회, 디지털 헬스로의 전환 등 보건의료 환경 변화에 맞추어, 보건의료서비스가 적재적소에 제공될 수 있도록 국가 정책을 지원하고 환자와 국민에게 절실한 연구 과제를 발굴하고 성과의 활용도 제고에도 더 많은 투자를 하겠습니다.

이재태 원장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을 기존의 의료기술 평가 및 의료기술 연구 기관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국가 보건의료의
이재태 원장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을 기존의 의료기술 평가 및 의료기술 연구 기관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국가 보건의료의 '싱크탱크' 기관으로 정착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무성 객원기자

- 디지털 전환과 초고령화 등 보건의료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은?

▶그동안 저출산 고령화 문제와 디지털 대전환 시기에 국민 친화적 의료기술 평가, 진료 가이드라인 제정 등을 통한 의료 현장의 난제를 해결하는 영역에서 비대면 진료, PA 제도, 장애인 진료, 의료인력 확보 등의 긴급 현안 해결을 위한 연구로 확대했습니다. 보건의료 분야의 난제인 의료자원의 적정 배분과 필수의료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비급여와 관련된 힘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환자 및 국민들에게 필요한 의료를 권장하고 필수의료를 유지하기 위한 공익적 임상 연구를 발굴 지원해 중요한 학술적 성과를 냈을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유용하고 활용 가치가 높은 임상 지침을 공표해 안전한 의료환경 조성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구경북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으로 재임하셨다.

▶제가 근무를 시작한 2015년 1월 당시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은 새 사람들이 새로운 개념의 국제적 경쟁력을 지닌 의료산업 허브를 만들기 위하여 모였기에 모두가 합심하여 잘해보자는 의기로 투합하여 열정적인 시간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30년 이상을 임상 교수로서 진료하고 교육과 의과학 연구에 관심을 두고 지냈으며, 다른 의사 분들이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졌었습니다. 1년 간 공석이던 재단의 2대 이사장으로서 건물 완공 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하고 각 부처의 업무를 조율하고 안정된 하나의 조직으로 정착시키는 일이 쉽지는 않았으나, 많은 분들이 성원해주셨습니다.

이재태 원장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을 기존의 의료기술 평가 및 의료기술 연구 기관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국가 보건의료의
이재태 원장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을 기존의 의료기술 평가 및 의료기술 연구 기관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국가 보건의료의 '싱크탱크' 기관으로 정착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무성 객원기자

- 책 출간도 하시고 종 수집가로도 유명하시다

▶교수 정년 퇴임에 즈음해서 그 동안 생각과 감사했던 기억들을 정리한 수필집 '칼국수 아줌마의 수육 한접시'를 발행하고 주변 분들에게 드렸습니다. 나 잘났다며 떠벌이려고 쓴 것은 아닌데 혹시 그런 의도로 읽힐까 봐 조바심이 났습니다. 그러나 이미 시위를 떠난 화살이라 가능한 한 솔직하게 썼습니다. 전공 분야 서적외에도 잡글들을 모은 수필 집도 몇권 발행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권위있는 의사 수필가 모임에 회원으로 초대받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잡스런 개인의 기록인데 좋게 읽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릴 뿐입니다.

또 저의 취미는 종(bell0 수집입니다. 1991년부터 30년 넘게, 1만점 이상의 세계의 작은 종을 수집하며 동서양의 역사, 문화, 종교, 예술 그리고 그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나홀로 미소 지을 수 있던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30여년의 결과를 모아 2022년 경북대박물관의 전시회를 비롯한 몇 차례 공개 기회도 가졌습니다. 제가 수집한 이 작은 예술품을 세상에 환원하는 일을 하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저와 연고가 있는 우리 지역의 공공 장소에서 오래 보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습니다.

-지역 의료산업에 조언을 주신다면

▶정치적으로 지방분권화를 외치지만, 결국은 먹고 살 바탕이 마련돼야 하는데 의료는 교육과 함께 그 중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결국 인재 육성과 그를 담을 수 있는 직장이 지역의 존폐를 결정하는 만큼, 정치권에서 학교를 키워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대학과 연구실은 한 눈 팔지 말고, 자존심을 지킨다는 각오로 교육과 연구 역량 유지 향상에 힘써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모든 분야가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이 상황에서 대구경북 의료산업계에서 분투하시는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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