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생위원회 꾸려 환경 프로젝트 실천…기후변화 대응 직접 나선 대구 학생들

대구녹색학습원, 탄소중립 학생위원회 총 22팀 선발
기후변화·환경 문제 대응 다양한 교내 프로젝트 진행

도원중 탄소중립 학생위원회는 사람과 자연이 조화되며 공생할 수 있도록 생태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환경 의식을 높이고 있다. 교내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틈새 정원을 만든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도원중 탄소중립 학생위원회는 사람과 자연이 조화되며 공생할 수 있도록 생태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환경 의식을 높이고 있다. 교내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틈새 정원을 만든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최근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지역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5일 만에 여의도의 35배 면적이 불타 사라졌고 지금까지 사망자 수도 27명에 달한다. 이번 LA 산불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뭄·강풍 등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기상현상이 피해를 더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후위기 심각성이 날로 높아지면서 교육 현장에서 이를 가르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대구창의융합교육원 산하 대구녹색학습원은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과 탄소중립 실천역량을 높이기 위해 초등 10팀, 중등 6팀, 고등 6팀 등 총 22팀의 '탄소중립 학생위원회'를 선발했다.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기후변화·환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환경 프로젝트를 직접 발굴하고 실천했다.

동산초 탄탄대로 학생위원회는 챌린지 활동을 통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동산초 탄탄대로 학생위원회는 챌린지 활동을 통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탄소중립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4월 '물걸레·손수건 챌린지'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매달 챌린지로 환경보호 실천 독려

동산초 탄탄대로 학생위원회는 챌린지 활동을 통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탄소중립 탄소제로 동산(탄탄동산) 만들기'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학생위원들은 학교 환경교육 예산 및 학생 참여예산을 활용해 매달 주제를 정해 환경 보호 실천 챌린지를 진행했다. 4월에는 '물걸레·손수건 챌린지'를 통해 물티슈, 화장실 휴지 등 일회용품 줄이기에 앞장섰고, 5월에는 '용기내 챌린지'로 빈 용기를 가져와 친환경 세제를 담아가는 활동을 실천했다. 세계환경의 달인 6월에는 교내에 환경체험부스를 설치해 환경퀴즈, 환경도서읽기, 탄소중립 춤·노래 배우기, 지구에게 편지쓰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학생들과 공유했다.

이 외에도 교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잔반 제로(zero) 챌린지'를 진행, 실제로 급식의 음식물 쓰레기가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2학기 친환경 알뜰 장터에서 제로웨이스트 상품을 홍보·판매한 수익금으로 학생들에게 친환경 대나무 칫솔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처럼 동산초 '에코리더(Eco-Leader)'들이 주축이 되어 자발적으로 계획·실행한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학생들은 한 해 동안 환경 보호와 재활용, 탄소중립 생활화를 실천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탄탄대로 학생위원인 임유진 학생은 "올해 학생위원회 활동을 하며 환경보호 의식을 기를 수 있어 좋았다"며 "우리가 계획한 활동들을 통해 다른 학생들의 변화까지 체감할 수 있어 뿌듯하기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성인순 동산초 교장은 "생태전환실천학교 운영을 통해 학교 자발적으로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다양한 환경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함께 실천하고 참여할 수 있는 내실 있는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도원중 탄소중립 학생위원회는 사람과 자연이 서로 조화되며 공생할 수 있도록 생태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환경 의식을 높이고 있다. 탐조 활동을 통해 만든 도원중 새도감. 대구시교육청 제공
도원중 탄소중립 학생위원회는 사람과 자연이 서로 조화되며 공생할 수 있도록 생태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환경 의식을 높이고 있다. 탐조 활동을 통해 만든 도원중 새도감. 대구시교육청 제공

◆조류(鳥類) 관찰하며 생태교육 진행

도원중 탄소중립 학생위원회는 사람과 자연, 환경이 서로 조화되며 공생할 수 있도록 하는 생태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환경 의식을 높이고 있다.

이들은 학교에 찾아오는 조류(鳥類)를 관찰하고 조사하는 탐조(探鳥) 활동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여러 종류의 새들을 비교·대조하며 각각의 특징들을 파악해 이른바 '도원중 새도감'을 제작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탐조 활동을 통해 소중한 자연 자원인 새들이 더 많이 찾아올 수 있도록 생태 환경 보존의 필요성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학생위원들은 교내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틈새 정원'을 만들기도 했다. 버려지는 공간을 꽃과 식물이 자라나는 아름다운 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전교생과 교직원은 틈틈이 틈새 정원을 가꾸고 돌보며 생태환경에 대해 체험하고 공동체 의식을 쌓을 수 있었다.

또 '환경 탐구 공간'을 마련해 보다 많은 학생들이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자발적으로 탐구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환경 탐구 공간에는 환경 그림책, 도원중 새도감, 이끼 탐구설명서, 제로웨이스트 생물다양성 화분, 틈새 정원 계획서 등 교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다양한 환경 프로젝트의 과정과 결과물이 전시돼 있다.

이정혜 도원중 교장은 "학교의 다양한 생태체험활동과 탄소중립 학생위원회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환경에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다양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실천해 탄소중립 실현과 지속가능한 지구의 미래를 만들어 가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화여고 학생위원회는 탄소중립을 목표로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다양한 환경 보호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올바른 분리배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교육을 진행하는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정화여고 학생위원회는 탄소중립을 목표로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다양한 환경 보호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올바른 분리배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교육을 진행하는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탄소중립

정화여고 학생위원회 '정화로움'은 탄소중립과 탄소제로를 목표로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다양한 환경 보호 활동을 운영,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했다.

학생위원들은 배달 음식과 음료 구매 시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텀블러 사용을 장려하는 '다회용 챌린지' 캠페인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다회용기 사용 인증샷을 찍어 학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며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생활 습관을 쌓아 나갔다.

학생들이 친환경 제품을 직접 만들어보는 제로 웨이스트 체험활동도 마련했다. 이들은 친환경 고체 비누인 샴푸바와 린스바를 손수 제작하며 화장품 성분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 활동에 참여한 한 2학년 학생은 "친환경 제품들을 생각보다 손쉽게 만들 수 있었다"며 "앞으로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샴푸나 린스를 가능한 한 사용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비문화 대신 오래된 물건의 재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자신의 가방 안에 들어있는 물건을 소개하는 '왓츠인 마이백(what's in my bag)' 이벤트도 기획했다. 학생들은 자신이 오랫동안 사용해 온 물건, 특별한 사연이 담긴 물건 등을 소개하며 무분별한 소비 대신 지속가능한 가치 소비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또 학생들이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모아 새로운 물건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활동도 진행했다. 학생들은 모인 물건들을 활용해 실용적인 제품을 만들고 그 결과물을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전시하며 재활용품의 가치를 다른 학생들과 공유했다.

박상용 정화여고 교장은 "학생들이 일상 속 작은 실천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어 뜻깊었다"며 "앞으로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한 다양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