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2차전지 업계가 고심하는 가운데 정부와 산업계가 활로 모색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산업부·한국배터리산업협회, 배터리·배터리 소재 기업은 최근 '2차전지 비상대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TF는 산업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과 관련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공유하는 취지로 발족했다. 여기에는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배터리 기업과 에코프로·LG화학·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 소재 기업이 참여한다.
최근 회의에서는 산업 경쟁력 제고 전략과 리튬, 니켈 등 광물 자원의 수급 동향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TF는 향후 친환경차·2차전지 경쟁력 강화 방안 등 정부의 지원책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기업은 최근 줄줄이 영업손실을 내며 불황 터널을 지나고 있다. 업계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2천25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를 제외한 적자는 6천28억원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SDI와 SK온도 4분기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관측한다.
소재 기업 상황도 마찬가지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작년 연간 영업손실 기록이 유력하다. LG화학,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 다수의 소재 기업도 4분기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실적 악화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정체 여파로 전방시장인 완성차업체(OEM)가 잇따라 전기차 생산 속도를 조절하는 데서 비롯됐다. 이런 가운데 중국 기업이 탄탄한 내수 시장을 발판 삼아 강세를 보이며 국내 기업의 입지는 더욱 위협받고 있다.
올해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이 거론되고, 유럽에서도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등 친환경 정책이 변화하는 분위기다. 각 기업은 초격차 기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불확실성이 큰 만큼 생존을 위해선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캐즘과 미국·유럽의 정책 변화 등으로 업계 전반의 시름이 큰 만큼 이번 TF가 단순한 애로사항 공유를 넘어 구체적인 성과를 얻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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