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트럼프 취임 첫날 행정명령 100건 예고…글로벌 금융시장 뒤흔드나

국제금융센터 20일 "취임 첫날 대규모 행정명령 예상"
불법 이민자 추방, 보편관세 추진 여건 조성 등 전망
물가 자극·환율 상승 전망… 가상자산은 수혜 기대감

2019년 6월 방한해 평택 주한미군 기지서 연설하는 트럼프. 연합뉴스
2019년 6월 방한해 평택 주한미군 기지서 연설하는 트럼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첫날 100건에 가까운 행정명령 발동이 예고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명령 내용에 따라 달러 가치가 튀면서 원·달러 환율부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자산 대통령'을 예고해 온 만큼 가상자산 시장에도 급격한 변화가 예상된다.

◆1호 행정명령은 불법 이민 차단?

20일 국제금융센터는 '국제금융 속보' 보고서를 통해 "시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그동안 언급한 대로 취임 첫날 대규모 행정명령을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행정명령은 이민, 관세, 에너지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

취임 직후 발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행정명령 조치로는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 ▷멕시코 국경 강화 ▷대외수입청 신설 등 보편관세 추진 여건 조성 ▷연안에서의 신규 석유·가스 시추 규제 폐지 등을 제시했다.

금융시장은 1호 행정명령이 불법 이민 차단 조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불법 이민자 추방 조치는 미국 노동시장 인력 감소, 임금 수준 상승 등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불법 이민자 노동력에 의존하던 분야를 중심으로 공급 부족에 따른 물가 상승세가 나타나면서 미국 통화정책 기조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물가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경우 기준금리 인하 시기와 폭을 조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석유·천연가스 시추 확대에 관한 행정명령은 에너지 가격 하락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는 지난 10일 미국 정부가 러시아산 석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 이후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 최고 1,480원" 전망

10~20% 보편관세 부과에 관한 구체적인 발표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금융시장은 보편관세 시행 자체보다 관세율을 선별적으로 혹은 점진적으로 인상할지 등 도입 형태에 관한 메시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강력한 대중국 관세 정책을 발표하고, 이를 발판으로 중국과 적극적인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점쳐진다.

관세 인상은 통상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고금리 정책과 달러 강세를 뒷받침하고,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가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에 따른 달러 흐름이 원·달러 환율 추세를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 범위 전망치는 1,430~1,480원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각종 행정명령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 '트럼피즘(트럼프 정책) 리스크'가 될지 '트럼프 허니문'이 될지를 결정할 것이며, 이는 미국 국채 금리와 비트코인 가격, 유가 등으로 확인될 것"이라며 "국내 정치 리스크가 잠재해 있지만 행정명령 내용이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 흐름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취임 앞두고 비트코인 최고가 경신

대표적 트럼프 수혜자산으로 꼽히는 가상자산은 '친(親)가상자산 정책' 가시화와 함께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한 가상자산 분야 주요 정책은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자산으로 비축하는 방안과 가상자산 기업에 대한 은행·금융 서비스 제한 철폐 등이다.

최근 조정 국면이던 비트코인 시세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반등했다. 비트코인 거래가격은 이날 국내 거래소에서 1개당 1억6천만원을 돌파하며 원화 신고가를 경신했다.

미국 신정부 정책에 맞춰 국내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주요국 시장 변화를 고려해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법)을 보완 입법할 방침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가상자산위원회에서 "미국은 트럼프 정부 출범 후 가상자산 제도화 논의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가상자산법 2단계 입법 논의를 본격화하고 사업 진입·영업 규제 정비와 불건전 영업 규제 신설, 내부통제 기준 마련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20일 오전 서울 빗썸라운지 강남점에 가상화폐 솔라나 가격이 표시돼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은 취임을 앞두고 자체 밈 코인을 출시했다. 트럼프 밈 코인이 솔라나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발행되면서 가상화폐 솔라나 가격도 상승했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서울 빗썸라운지 강남점에 가상화폐 솔라나 가격이 표시돼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은 취임을 앞두고 자체 밈 코인을 출시했다. 트럼프 밈 코인이 솔라나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발행되면서 가상화폐 솔라나 가격도 상승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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