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야당을 앞지르며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 및 구속 과정에서 보수층이 결집하고, 반(反)이재명 정서를 가진 중도층이 이탈하며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여당의 성과라기보다는 외부 요인에 의한 '반사이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보수 진영은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탄핵 및 구속 국면에서 명확한 입장을 제시하지 못하며 존재감을 잃고 있다는 비판까지 제기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 구속과 법원 난입 폭력 사태가 벌어진 혼란 속에서 국민의힘이 '개헌론'을 띄우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과의 지지율에서 골든크로스를 이뤄내며 탄핵 국면 속 궤멸의 위기를 반전의 기회로 만들고 있다. 일부 조사에서는 정권 연장 여론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정권 교체 여론과 팽팽히 맞서 현직 대통령이 구속된 상황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지지율 상승에 고무되기보다 그 원인을 냉정히 분석하며 경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탄핵이 인용돼 대선이 시작된다면 얼마든지 바뀔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혹시라도 지지율에 도취돼 당내에서 민심을 거스르는 돌발 발언이나 행동이 나와 역풍이 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 내부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며 거리로 나선 의원들도 상당하지만 차기 대선을 고려해 당의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여론도 잠재돼 있어 당내 갈등이 언제든 돌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 구속 영장 발부에 항의하며 서울서부지법에 난입, 폭력 사태가 벌어진 상황을 두고도 갈팡질팡하며 '보수의 가치'를 형해화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받는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계엄·내란 특검법을 두고도 '당내 이탈 표 방지'가 법안 발의의 명분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며 "엄혹한 민생경제, 급변하는 국제사회 속에서 개헌론에 힘을 쏟자는 건 한가한 소리로 보이기까지 한다"고 지적했다.
댓글 많은 뉴스
"판사가 법 아닌 정치에 휘둘려…법치 죽고 양심이 사라졌다"
되풀이 되는 대통령 수난사…정치권에서는 개헌 목소리 커져
尹, 옥중 메시지 "분노 이해하나 평화적 방법으로"
[한국정치 대전환] 87년 체제 대통령제 수명 다해…시대적 과제로 떠오른 '개헌'
윤석열 대통령 구속…헌정사 초유의 사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