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파격' 4년 전보다 더 강해진 트럼프, 기대와 우려 교차

"미국의 새로운 황금기 이끌 것, 우리 뜻대로"
취임사에 대놓고 야당 민주당 정책 비난
진보성향 美 주류 언론 "혼란·분열 야기할 것"

20일(현지시간)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4년 동안 기대와 우려가 교차된다.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4년 동안 기대와 우려가 교차된다. 연합뉴스

"트럼프 재집권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압도적인 대선 승리 이후 4년 전보다 더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전 세계에 과시하고 있다. 그는 20일(현지시간) 제47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미국을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가장 강력하고, 가장 존경받는 국가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이를 위한 여러 정책을 제시했다.

◆미국의 새로운 황금기, 우리 뜻대로 한다

4년 전보다 더 확신에 찬 트럼프 대통령은 30분 동안 취임사를 통해 재집권 4년 동안 미국의 힘을 제대로 보여줄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는 큰 고통을 겪었지만, 우리는 그것을 되돌리고 그 어느 때보다 더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며 "우리는 다른 어떤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자비, 용기, 탁월함으로 가득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트럼프는 미국의 새로운 '황금기'를 선언하며, "국경과 에너지, 정부 개혁과 관련된 우선 과제를 앞세워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통상 화합과 통합을 강조하는 미국 전통의 대통령 취임사임에도 불구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인사들 면전에서 비난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 "수년간 극단적이고 부패한 기득권이 우리 국민에게서 권력과 부를 뽑아갔으며, 우리 사회의 기둥들은 쓰러지고 완전히 황폐해진 것 같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 내내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며, 상대 국가나 세력에 대해서는 배려가 없을 것임을 선포했다. 그는 중국에 빼앗기다시피 한 파나마 운하를 찾아올 것이며,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알래스카 '데날리산'을 '매킨리산'으로 명명하겠다고 공언했다.

20일 취임식 공식 행사인 무도회에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한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20일 취임식 공식 행사인 무도회에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한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거칠 것이 없다" 세계 No.1 스트롱맨

TV 리얼리티쇼로 유명세를 떨쳤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특유의 엔터테이너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파격 행보와 말 폭탄을 쏟아냈다. 미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진행된 취임 선서와 취임 연설을 할 때까지만 해도 그의 언행은 비교적 차분했다.

취임사부터 그는 본격적인 스트롱맨 기질을 과시했다. 8년 전인 2017년 살육, 약탈 등 선동적인 표현을 써가며 미국을 적폐로 가득 찬 디스토피아로 묘사했었다. 이번에는 기존에 언론에서 나온 예상처럼 비교적 점잖은 수사로 '트럼프 2.0 시대'에 미국인의 희망과 단결을 부각했다.

취임식을 마친 뒤 연방의회 의사당 중앙홀(로툰다)의 공간이 부족해 미처 현장에 입장하지 못한 1천명이 넘는 사람들을 위해 취임식 장면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했던 의사당 내의 '노예해방홀'을 방문하면서 그의 파격은 시작됐다.

그는 이 자리에서 30분간 제2의 취임 연설을 하면서 지난 2020년 대선에 대해 "완전히 조작됐다"며 "우리는 수백만 표를 더 받았다"고 그 결과를 재차 부정하는 등 취임사에서 미처 하지 못했던 '속내의 말'을 쏟아냈다.

2만명의 지지자가 가득 찬 실내경기장 '캐피털원 아레나' 행사장에서는 세 번째 연설을 통해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자신의 아들 등 가족에 대한 선제적 사면을 한 것을 작심 비판했다. 이어 그는 실내경기장 안에 설치된 미 대통령 표장이 붙은 책상에 앉더니 행정명령에 서명하기 시작했다.

한편, 진보 성향의 미국 주류 언론들은 트럼프식 일방통행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CNN, NBC, 뉴욕타임스(NYT) 등은 트럼프의 '스트롱맨'(strongman) 페르소나와 전능한 대통령 권한을 남용하면, 두 번째 임기 내내 국내·외에서 강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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