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일부 학생들의 소식에 따른 '복귀자 블랙리스트'가 또다시 확산하면서 대구경북지역 병원과 의대들은 복귀하려는 전공의와 학생들을 보호하는 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구권 의대들은 이달부터 3월까지 복학을 받고 있지만 의대생들의 눈치보기로 인해 아직까지 이렇다할 복학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개강한 서울의대 본과 3학년 '임상 추론' 과목의 세부 강의에는 해당 학년 정원의 30%인 40명 정도가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의사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출석학생의 학년·실명이 게재된 '서울의대 복귀자 명단'과 함께 이들을 향한 인신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의 상황이 알려지면서 대구경북 대학과 수련병원들은 의사 익명 커뮤니티에서 발생한 '블랙리스트' 작성이 복귀를 고민하고 있는 학생, 전공의들의 움직임을 무산시키고 사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번 전공의 추가 모집 결과를 밝히지 않은 수련병원들은 이러한 이유를 들어 결과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의사들의 사회가 좁다 보니 아무래도 '어느 병원에 누가 갔다더라' 하는 소문이 빨리 퍼지는 경향이 있다"며 "그래서 나름 뜻이 있어 복귀한 전공의들도 '혹시나 자신이 복귀한 사실이 알려져서 동기나 선·후배들에게 조리돌림 당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대 의대 복귀자 명단을 공개한 해당 커뮤니티에서는 '전체 명단을 보내달라', '잡아 족쳐야 한다', '돌아간 30%를 빨리 잘라내고 고립시켜야 한다', '뿌리까지 뽑아버려야 한다', '매국노다' 등의 악의적 비난을 퍼붓고 있다.
의료계는 일부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과격한 행동이 의료계 전체의 의견으로 비치는 것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대구 시내 한 개원의는 "오히려 많은 의사들이 '이러한 과격하고 인신공격적인 행동은 지금의 의정갈등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입장이 훨씬 강하다"며 "자칫 익명 커뮤니티 속 과격한 목소리가 의료계 전체의 목소리로 비쳐질까 더 걱정하는 의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구권 의대들은 이달부터 의대생들의 복학 접수를 진행하고 있으나 복학 학생은 미미한 수준이다.
동국대는 지난 17일 2차 복학 접수를 끝냈으며 영남대는 다음달 7일까지, 계명대와 대구가톨릭대는 다음달 28일, 경북대는 3월21일까지 복학을 받는다.
동국대의 경우 복학한 의대생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1차 모집을 끝낸 영남대, 대구가톨릭대도 복학생이 없거나 학년 당 2~3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의대 관계자는 "의대생의 복학 움직임이 거의 없는 것은 전국 의과대학 학생협의회의 결정 내용에 따라 의대생들이 공동대응하기로 한 것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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