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5일 개막을 앞둔 2025시즌 K리그1에서는 역대 가장 많은 외국인 선수가 주장(캡틴)을 맡아 그라운드를 누빈다.
프로축구팀에서의 캡틴은 선수단을 이끄는 정신적 지주이자 그라운드 내에서는 감독을 대신해 선수들을 통솔하는 지휘관 같은 존재다. 또한 심판에게 항의하거나 선수끼리 갈등이 생겼을 때 캡틴이 나서서 해결하는 게 통상적이다. 그렇기에 대체로 팀 내 핵심선수가 맡는다. 캡틴을 맡았다는 것은 코칭 스태프로부터 뛰어난 실력과 함께 인성, 리더십 등 여러 면에서 검증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캡틴을 맡고 있는 손흥민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올 시즌엔 대구FC를 비롯해 포항스틸러스, FC서울 등 3개팀에서 주장 완장을 외국인 선수가 찼다. K리그1에서 3개 구단 이상이 외국인 선수에게 주장을 맡긴 건 1983년 출범 이후 올 시즌이 처음이다.
대구FC 캡틴을 맡은 세징야는 이번이 두번째다. 2022년 여름 대구의 첫 외국인 캡틴을 맡은 뒤 2023년까지 역할을 수행했고, 지난 시즌엔 홍철 선수(강원FC 이적)가 캡틴 완장을 물려받았다. 그러다 올 시즌 다시 캡틴으로 돌아온 것이다.
세징야는 '대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라 칭할 만큼 오랫동안 독보적인 실력을 뽐내는 외인 선수다. 2016년 대구에 입단한 뒤 매 시즌 꾸준히 성과를 내는 선수다. 특히 지난 시즌 강등 위기에 빠진 팀을 간신히 K리그1에 잔류시킨 일등 공신이다. 대구에서 공식전 264경기에 출전, 102골 66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포항스틸러스의 캡틴 완장은 완델손이 찼다.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캡틴으로 선임됐다. 완델손은 36세로 노장이지만 다른 젊은 선수에게 모범이 될 정도로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뛴다. 그는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소 축구연구소의 지난해 K리그1 소속 선수 출전 시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완델손은 지난 시즌 K리그1 전 경기(38경기)를 포함한 모든 대회에서 49경기(4202분)를 소화했다.
서울의 캡틴은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의 린가드가 맡았다. 그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서울에 입단했다.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이기에 지난해 팀에 융화될 지 의문이 들었으나 분위기 메이커로 동료들과 잘 어울렸다. 특히 지난해 주장 기성용(서울)이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임시 주장을 맡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처럼 캡틴을 맡는 외국인 선수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축구계는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면서 이제 축구에서도 국적보다는 실력이나 인성 등을 따지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또한 외국인 선수 비중이 늘어나는 것도 이런 현상과 맞물린다는 분석이다. 현재 K리그1은 외국인 선수를 6명 등록하고 4명까지 동시에 출전할 수 있다. 선발의 30%를 외국인으로 채워지면서 외국인 선수의 영향력도 커지는 것도 한 요인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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