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금전쟁'도 선포한 트럼프…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 더 어려워진다

中에 10% 추가 관세…美 기업 세금 차별 국가 세율 2배
OECD '글로벌 최저한세' 합의 빠지며 "오직 美 이익만!"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무역수지 넘어 공급망 '직격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에 이어 세금 전쟁까지 선포하면서 수출 의존 경제인 우리나라에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기업에 '차별적' 세금을 매기는 국가의 기업이나 시민에 대해 미국 내 세율을 두 배로 높이는 것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백악관이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통상정책' 각서에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최저한세' 합의에서 빠지겠다고 밝혔다. 디지털세 '필라2'로도 불리는 글로벌 최저한세는 각국이 연간 매출 7억5천만유로(약 1조1천203억원) 이상의 다국적 기업 소득에 대해 최저 15%의 법인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OECD 글로벌 세금 협정은 미국 소득에 대한 영외 관할권을 허용할 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과 근로자의 이익을 위한 조세 정책을 제정하는 우리나라의 능력을 제한한다"면서 "글로벌 세금 협정이 미국에서 효력이나 효과가 없다는 것을 명확히 함으로써 우리 국가의 주권과 경제적 경쟁력을 회복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마티어스 코먼 OECD 사무총장은 "국제적 조세 합의의 다양한 측면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제기돼 왔다"며 "명확성을 높이고 이중과세를 피하며 조세 기반을 보호하는 국제 협력 지원을 위해 미국은 물론 모든 국가와 협력을 계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조치를 두고 전문가들은 '관세 전쟁'이 '세금 전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 상무부 관리 출신인 앨리 레니슨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나라의 '차별적 관행'에 대응한 '경제 전쟁'의 망을 넓히고 있다"고 전망했다.

KPMG 글로벌 세금 정책 총괄인 그랜트 워델-존슨도 트럼프의 세금 전쟁을 두고 "국제 조세가 다자주의 영역에서 한쪽의 강한 일방적 주장에 바탕을 둔 양자 간 영역으로 이동 중"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미국이 자국 경제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관세 정책을 강화하고, 보복세를 포함한 세금 전쟁을 확대할 경우 대외 경제 의존이 높은 한국이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더욱 줄어들게 된다. 단순히 대미 수출뿐 아니라 한국 내 미국 기업의 세금 부과에 따른 역효과도 일어날 수 있어서다.

국내 전문가들은 한국의 수출 의존 경제 구조를 고려할 때 미국 중심의 관세·세금 전쟁이 본격화될 경우, 단순히 무역수지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공급망 자체를 흔드는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손수석 경일대 국제통상학전공 교수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글로벌 무역 질서를 훼손하고, 한국을 포함한 무역 파트너 국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면서 "미국뿐 아니라 OECD 등 다른 나라와도 상호 이익을 찾는 방향으로 협상 테이블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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