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대 출판부에서 2024 올해의 단어로 '뇌 썩음'(Brain rot)을 선정했다. 자체적으로 추린 6개의 후보 단어 목록에 대해 3만7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투표한 결과로 뽑히게 된 것. 이외에도 최종 후보에 오른 다른 5개 단어로는 수요에 따라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을 다르게 매기는 '동적 가격 책정(dynamic pricing)', 로맨스와 판타지를 결합한 소설 장르인 '로맨타지(romantasy)', 인공지능(AI)을 사용해 온라인에서 생성한 저품질 콘텐츠 '슬롭(slop)' 등이 포함됐다.
1854년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저서 '월든'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이 단어는 당시 복잡한 사고를 거부하고 단순하게만 사고하려는 정신적 퇴보를 지적했다. 오늘날에 와서는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온라인 콘텐츠를 과도하게 소비함으로써 개인의 지적 능력이 악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담겼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이 단어를 올해의 단어로 꼽은 데에는 정보가 넘쳐나는 사회에서 실시간으로 '뇌 썩음'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하나를 구독하면, 손해 볼 수 없다는 마음에 악착같이 한 편을 더 본다. 트렌드를 알기 위해서 유튜브 숏츠나 인스타 릴스를 챙겨보는 것이 그러한 예다. 그러다보면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정보량은 폭증하고, 불안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뉴스를 소비하고 영상을 챙겨보다보면 우리는 매일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결국 내가 시간 관리를 잘하고 있나에 대한 고민과 점검이 따라오는 건 당연한 일이다. 시간 분배의 선택지가 비약적으로 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시간관리법에 따른 격차 또한 크게 벌어질 것이다. 신간 '시간관리의 정석'은 시간이 부족한 이유를 개인이 아닌 주변 상황에서 찾는다. 다시 말해 나와 주변 상황의 균형을 맞추는 기술만 익히면 뜻밖의 여유가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의 저자는 일본쿄교은행에서 22년 동안 근무한 뒤 이후 인재 관련 회사, 글로벌 제조업의 인사·경영기획 책임자를 거쳐 현재는 경영 컨설턴트 등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신입사원 시절부터 연간 300권이 넘는 비즈니스서를 읽으며 다독가로 소문난 그는 칠순을 앞둔 현재, 누적 독서량만 1만2천권에 달한다. 책에는 명저 100권에서 추려내 그가 직접 실천해보고 효과를 본 시간관리법을 한 권으로 정리했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1장 '모든 일의 기본-시간관리만 잘해도 중간은 간다'와 2장 '삶과 균형-워크·라이프 밸런스'에서는 단기적인 관점에서의 효율적인 업무 진행 방식,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춰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나 업무 변경으로 적응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기술을 소개한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춘 디지털 업무법, 아이디어 창조법 등도 제공한다.
3장 '마인드셋-성장의 시작', 4장 '커리어 형성-나답게 일하는 법'에서는 업무가 익숙해진 20대부터 50대까지 폭넓은 직장인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중기적 관점에서 사고력, 습관화, 차별화를 중심으로 커리어 형성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끝으로 5장 '행복 실현-도전을 그만두지 않는것', 6장 '인생의 변환점-또 다른 시작'에서는 전 세대에 걸쳐 도움이 되는 인생의 변환점 전략 전반에 대해 다뤘다. 장기적 관점에서의 꿈, 목표 실현, 행복, 인생 설계에 대해 깊게 고찰한다.
사람이 바뀌는 세 가지 방법에는 첫째로 사는 장소를 바꾸는 것, 둘째로 만나는 사람을 바꾸는 것. 마지막으로 시간 분배를 바꾸는 것이다. 보다 진화한 정보 사회는 이제 AI(인공지능)을 내세워 효율적인 시간 관리법에 대한 개인의 선택과 능력을 더욱 요구할 것이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유한한 시간. 새해를 맞아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을 터득해 흐트러진 목표를 다잡아보는 것은 어떨까? 280쪽, 1만8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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