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갤러리뷰, 조은영 사후 고별전 'Human 2025-She&He'

1월 21일부터 2월 3일까지

갤러리뷰 전시장 전경. 이연정 기자
갤러리뷰 전시장 전경. 이연정 기자
갤러리뷰 전시장 전경. 이연정 기자
갤러리뷰 전시장 전경. 이연정 기자

"나는 화가다. 내가 스스로를 화가라 말할 수 있었던 것이 아마 내 나이 50 즈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미술계에서 살아남는 것은 참으로 힘들고 피곤한 일이다. 나는 내 그림이 르네상스 시대의 사람, 혹은 100년, 1천년 후의 사람들이 보아도 비슷한 울림이 있기를 바랐다."(조은영 작가가 남긴 메시지)

50세가 넘어 그림이 조금씩 익어가고 즐거움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살았던 조은영 작가. 자부심이 조금씩 쌓여가고 60세에 첫 개인전을 열리라, 마음 먹었던 그는 갑작스레 찾아온 병으로 인해 지난해 59세에 작고하고 말았다.

살아생전 그를 '영혼까지도 그림쟁이 화가'라고 했던 설치미술가·미술평론가이자 문화예술단체 상상청연합의 윤상규 청장이 그의 작품 200여 점을 그러모아 전국 순회전을 시작했다.

갤러리뷰(대구 중구 봉산문화길 69)에서 열리고 있는 고(故) 조은영 작가의 사후 고별전 '휴먼(Human) 2025-She&He'가 그것.

조은영 작.
조은영 작.
조은영 작.
조은영 작.

그의 작품은 주로 인간을 주제로 다룬다. 그의 작품 대부분을 차지하는 누드화를 통해 인간의 본질과 내면, 감정을 탐구하는 데 집중해왔다.

특히 작품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게 되는 세밀한 묘사와 현실적인 표현은 인물이 가진 감정과 심리 상태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움츠리거나 편 자세 등 몸짓을 통해서도 관람객들은 직관적으로 인물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또한 작가는 슬픈 감정을 표현할 때 손에 먹물을 묻혀 마구 표현하는 등 전통적인 사실주의 기법에서 벗어나 인간의 내면과 심리를 보다 강렬하게 전달한다.

윤 청장은 "세밀한 표현의 뒷 배경에, 때로는 감정의 본질을 더 깊이 탐구하기 위해 추상적인 표현을 사용해왔으며 색채와 형태의 변화를 통해 감정의 다층적 면모를 드러내기도 한다"고 평했다.

이어 "국내 고별전 후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에서의 전시를 조율 중이다. 해외 전시를 끝으로 평안한 안식을 위해 그의 영혼을 놓아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작가가 작고 전 남긴 다음의 글은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딱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좀 더 성숙하고 농익어서 보는 이에게 감동을 주는 작품을 끝내지 못하고 그 과정만 남기게 된 것이다. 그래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그림쟁이는 그림으로 자신을 말한다. 그래서 그림으로 작별 인사를 하고 싶었다."

전시는 2월 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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