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집권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더불어 국방부 장관 등 트럼프 정부 주요 인사들도 이에 발맞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내에서도 바이든 정부 때 줄곧 유지해왔던 '한반도 비핵화'가 아닌 '독자 핵무장론'(핵에는 핵으로 맞서자)에 힘이 실리고 있다. 우파 진영 내 몇몇 유력 정치인들은 대놓고 '독자적으로 핵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경원, 홍준표, 오세훈 등 '현실적 대안 핵무장론'
대선주자급으로 분류되는 우파 유력 정치인들이 트럼프 2기 정부가 시작하는 시점에 잇따라 독자 핵무장론을 꺼내 들며, 현실적인 대안을 찾을 것을 촉구했다. 5선의 나경원 의원(서울 동작을)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핵에는 핵으로 맞서는 것이 평화를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지금이 미국 트럼프 정부에 독자 핵무장 카드를 강력하게 요구할 적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일이 자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에 열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트럼프 2기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 우리의 핵무장이 한·미 양국과 국제평화를 위해 윈-윈 전략임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대선에서도 나토식(유럽의 전술핵)으로 한반도에 전술핵 배치를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취임식 참석차 미국을 찾은 홍 시장은 22일 페이스북에도 "남은 건 남북 핵균형 정책을 현실화시켜, 북핵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는 길밖에 없다"고 적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신년간담회에서 "지금 시점에서 핵잠재력(유사시 언제든 핵무기를 제조할 기반을 갖추자는 것)이 가장 현실성 있는 대안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또, 유승민 전 의원도 "독자 핵무장"을 주장했다.
일부 군사전문가들도 핵무장에 힘을 싣고 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확장억제로는 안 되고 우리도 전략을 바꿔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묵시적으로 동의해 주면 핵균형을 유지하는 게 최선의 방안"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의 뼈아픈 교훈 "핵 없으니, 쉽게 전쟁 일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줄곧 "나토(NATO) 가입 또는 자체 핵무장"을 주장하고 있다. 그의 주장은 한마디로 나토 핵우산 안에 편입되겠다는 것인데, 유럽 나토 가입 국가들은 강대국 러시아를 의식해 어정쩡한 태도로 우크라이나를 방치에 결국은 전쟁의 참화를 겪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집권 2기를 맞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자국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현실적인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되어 있었거나, 자체 핵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러시아가 그렇게 쉽게 전쟁을 일으키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한 발언이다
이는 한반도에도 적용될 수 있는 냉엄한 힘의 논리에 의한 국가 간 관계다. 권투에 비유해보자. 파란 글러브를 낀 선수에게는 쨉만 날리라고 하고, 빨간 글러브를 낀 선수에게는 스트레이트와 어퍼컷 마음껏 휘두르도록 하는 것이다. 파란 글러브를 낀 선수가 상대를 KO로 쓰러뜨릴 확률은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빨간 글러브를 낀 선수는 언제든 "한판 뜨자"고 시비를 걸 수 있는 불공평한 상황인 셈이다.
해외 군사전문가들은 지금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핵 위협을 당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 등 우크라이나를 돕는 우방국들을 향해 핵 카드로 맞서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실제 전황이 불리해지자, 자국 내 핵교리마저 개정했다. 더불어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도 패배할 경우를 대비해 비전략적 핵무기 사용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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